이인영(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나경원(왼쪽)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지난 2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 협상(SMA) 등 한미 현안 논의를 위해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방미 목적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이인영(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나경원(왼쪽)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지난 2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 협상(SMA) 등 한미 현안 논의를 위해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방미 목적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인영·자유한국당 나경원·바른미래당 오신환 등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가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 방미 중인 가운데,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가 21일(현지시간) "한미 방위비 협상이 힘들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3당 원내대표는 이날 미국 워싱턴DC의 국무부 청사에서 비건 지명자와의 면담 직후 특파원들과 만나 이같이 전했다.

앞서 지난 20일 3당 원내대표는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대폭 증액 요구에 대한 국내의 우려를 미 의회에 전달하기 위해 미국으로 향했다. 그러나 비건 지명자는 이날 면담에서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순탄치 않을 것을 시사하며 한미동맹 재정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전해졌다.

미국은 최근 제11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과정에서 50억 달러(약 5조8천억 원) 수준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한국의 분담분인 1조389억 원의 약 5배에 달하는 액수다. 정치권에서는 "내년 주한미군이 올해보다 5배 역할을 한다는 뜻이냐"며 연일 성토의 목소리를 내는 상황이다.

나 원내대표에 따르면, 비건 지명자는 이날 면담에서 '1950년 이후 한미동맹의 재생'이라는 표현을 쓴 것으로 전해졌다. 나 원내대표는 "결국 방위비 증액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읽힌다"며 "(방위비 협상을) 새로운 동맹의 틀에서 봐야 한다는 취지로 보인다"고 짚었다.

오 원내대표는 "미국이 세계에서 역할을 향후 어떻게 나눠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있는 것 같다"며 "비용 문제도 연장 선상에서 고민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원내대표단은 당초 미국 측의 이같은 방위비 증액 요구의 부당함을 전달해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위비 협상을 이끌어내고자 했으나, 이날 비건 지명자가 증액에 대한 완곡한 실행 의지를 표하며 난관에 봉착한 모양새가 됐다.

여야 정치권은 방미 전 민주당이 발의한 공정한 방위비 분담금 협상 촉구 국회 결의안도 정당 간 이견으로 난항을 겪는 중이다. 미국의 증액 요구가 과도하다는 데는 여야 입장이 크게 다르지 않지만, 한국당은 정부의 외교 실패로 인한 한미동맹의 위기가 방위비 갈등의 시초라는 점을 들며 결의안에 다소 유보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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