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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하드항공, 단기간 급성장… 자금력 및 능력 위주 CEO 바탕 2개국 항공사 ‘합병 경영’, 루프트한자·IAG 몸집 키우고 고공비행
[항공산업 뒤집어 보기②] 에티하드항공의 고공비행이 던지는 메시지
2019. 11. 22 by 제갈민 기자 min-jegal@sisaweek.com
/에티하드항공
에티하드항공은 2003년 설립된 항공업계 후발주자임에도 외국인 CEO를 용병으로 기용해 단기간 급속성장을 이뤄냈다. /에티하드항공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우리나라는 항공업이 국내 영공을 대상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특성을 강조하면서 국가기간산업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국토교통부는 국내 항공업계에 대해 외국자본 유입은 물론, 외국인 임원 선임 자체가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엄격하게 관리 감독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항공사(이하 외항사)는 외국인 임원 선임에 크게 제한을 두지 않으며 최고경영책임자(CEO) 자리에 외국인을 선임하기도 한다. 또 둘 이상의 당사자가 한 기업에 대해 공동지배하는 방식의 조인트벤처(JV)나 둘 이상의 항공사가 합병해 거대 세력을 구축하는 등 다양한 경영 방식에 시도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시장의 선두주자가 되기 위한 것과 동시에 도태되지 않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

◇ 세계 항공사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한 에티하드항공

아랍에미리트(이하 UAE) 국영 항공사인 에티하드항공그룹은 2003년 7월, 아부다비 왕세자였던 셰이크 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얀의 왕실 칙령에 따라 탄생했다. 설립 후 2006년부터 선임된 CEO는 전원 외국인이다. CEO 외 임원들 가운데도 외국인들이 다수 분포해있다. 현재 에티하드항공 CEO는 토니 더글라스(Tony Douglas)로 영국 사업가 출신이다. 토니 더글라스는 2018년 1월부터 에티하드항공의 CEO로 재임 중이며, 이전에는 아부다비국제공항(2013년 ~ 2015년) CEO, 영국 국방부 행정관료 등을 역임했다.

토니 더글라스 이전 CEO는 △제임스 호건(James Hogan, 호주) △피터 바움가트너(Peter Baumgartner, 스위스)다. 피터 바움가트너는 현재 레이 가멜(Ray Gammell, 아일랜드) 전 에티하드항공그룹 임시 CEO와 함께 그룹 수석 전략 고문으로 재임하고 있다.

제임스 호건은 2006년 9월부터 2016년 5월까지 에티하드항공 사장 겸 CEO로 재직했다. 특히 그는 보유 항공기가 단 22대에 불과하던 지역항공사 에티하드항공을 지금의 세계적인 항공사로 키우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항공기 보유대수를 22대에서 120대 규모까지 확충했으며, 유럽 여러 항공사에 직간접 투자를 통해 외항사 지분을 소유하고 자체적인 얼라이언스도 운영하는 등 많은 부분에 기여했다.

그의 재임 기간 중 2013년과 2014년에는 에티하드항공이 역대 최대 실적을 2년 연속 달성했다. 올해가 창사 16주년인 에티하드항공은 세계 항공사 중 제일 빠르게 성장한 항공사로 손꼽힌다. 에티하드항공은 현재 보유항공기 약 110대, 100여 국가 취항 등 상당한 규모를 자랑한다.

또한 스카이트랙스에서 매년 발표하는 세계 최고 항공사 순위에 2018년 15위, 2019년 29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순위는 스카이트랙스가 임의로 정하는 것이 아닌 실제 탑승객들의 평가를 바탕으로 선정한다. 지난 2010년에는 아시아나항공이 세계 최고 항공사 1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에어프랑스, 루프트한자, 브리티시항공
유럽을 대표하는 항공사들은 모두 과거에 인수·합병(M&A)을 통해 규모를 키웠으며, 현재 전 세계 항공사 매출 순위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사진 위로부터 에어프랑스, 루프트한자, 브리티시항공 / 각 사 

◇ 글로벌 항공사 간 M&A, 시대의 흐름

항공산업은 보통 특정 기업이 운영하는 항공사와 그의 계열사가 있으며, 필요에 따라 조인트벤처나 인수·합병(M&A)을 체결하는 경우도 있다. 글로벌 항공사 간 M&A는 2003년과 2008년, 2009년 등의 시기에 이뤄지거나 논의가 진행됐다.

글로벌 항공업계의 M&A 포문을 연 곳은 에어프랑스와 KLM네덜란드항공이다. 2003년 양사의 합병으로 거대한 에어프랑스-KLM그룹이 탄생하면서 규모 경쟁이 시작됐다. 2008년에는 미국 델타항공이 라이벌 항공사 노스웨스트항공을 사들여 몸집을 불렸다.

이후 2009년 글로벌 경제위기가 항공업계를 직격했다. 당시 전 세계 항공업계는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였다. 항공 수요 감소와 유가 상승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돼 주요 항공사 간 대형 M&A가 활발히 논의되기도 했다.

이 때를 전후로 인수·합병 체결 대표적인 사례가 독일 루프트한자의 영국 브리티시미들랜드항공(BMI), 벨기에 브뤼셀항공 인수다. 루프트한자는 이 M&A를 통해 글로벌 항공업계의 키 플레이어로 시장지배력을 높였으며, 유럽 주요 공항으로 손꼽히는 런던 히드로공항의 약 15% 운항권을 추가로 확보하는 성과도 거뒀다. 이어 오스트리아항공도 인수했다. 앞서 2005년 스위스 국제항공을 인수하기도 했다. 여러 M&A를 성공적으로 해냈으나 BMI는 손실만을 기록해 2012년 브리티시항공(BA)에 재매각 했다.

브리티시항공도 스타 얼라이언스 중심 멤버인 유럽 최대 항공사 ‘루프트한자’와 스카이팀의 ‘에어프랑스-KLM’에 대항하기 위해 2009년부터 분주히 움직였다. 영국 대표 민영항공사인 브리티시항공은 스페인 제1항공사인 이베리아항공과 접촉해 M&A 협상을 진행한 결과 2009년 11월 합병 합의를 이뤄냈다. 양사는 합의를 통해 공동 경영 체제의 국제항공그룹(이하 IAG)을 2011년 1월 정식으로 발족했다.

이러한 M&A는 경영 위기를 겪던 항공사를 다시 살려냈으며 몸집을 키워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 특히 △에어프랑스-KLM그룹 △델타항공 △루프트한자그룹 △IAG 등은 현재 전 세계 항공사 중 매출 순위 최상위권을 휩쓸며 고공비행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