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건국대학교 서울캠퍼스에서 배달로봇 시범운영을 실시한다. /배달의민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건국대학교 서울캠퍼스에서 배달로봇 시범운영을 실시한다. /배달의민족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자율주행 택시가 도로를 누비고, 드론이 택배를 배송하고, 로봇이 음식을 배달하는 시대. 우리가 그리는 미래상이다. 과거였다면 ‘공상과학 이야기’ 정도로 치부됐을 수도 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기술의 발전과 함께, 가깝게 다가온 미래의 모습이다.

‘배달앱’ 시장을 선도하며 이미 사회상을 바꿔놓은 배달의민족의 최근 행보는 이러한 미래의 모습을 살짝 엿볼 수 있게 해준다.

25일, 건국대학교 서울캠퍼스에 낯선 형체가 등장했다. 6개의 바퀴로 이동하고, 귀여운 외형을 자랑하는 이 로봇의 이름은 ‘딜리’다. 이름에서부터 힌트를 얻을 수 있듯, 배달로봇이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이날부터 건국대학교 서울캠퍼스에 ‘딜리’ 5대를 배치하고, ‘캠퍼스 로봇배달’ 시범운영에 돌입했다. 교내에서 배달의민족 앱을 이용해 해당 음식점에서 주문하면, 배달로봇 ‘딜리’가 주문자가 있는 곳까지 음식을 배달해준다.

운영방식은 이렇다. 우선 배달의민족은 이번 시험운영을 위해 캠퍼스내 9곳에 배달로봇 정류장을 만들었다. 이 정류장에 부착된 QR코드를 배달의민족 앱을 통해 찍으면 주문 가능한 음식점과 메뉴가 등장한다. 메뉴를 선택한 후 결제를 마치면 배달로봇 ‘딜리’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주문과 동시에 해당 음식점으로 출발해 음식을 실은 뒤 주문자가 있는 정류장까지 가져다주는 것이다. 주문자는 알림톡 링크를 통해 ‘딜리’가 오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딜리’의 속도는 시속 4~5km. 사람이 조금 빠르게 걷는 수준이다. 안전을 위해 설정됐다. 캠퍼스는 복잡하기 마련이고, 오르막길이나 방지턱 같은 장애물도 적지 않지만 ‘딜리’에겐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동 시 최적의 경로를 찾을 뿐 아니라, 라이더센서를 통해 장애물을 감지한다. 라이트가 장착돼있어 어두운 야간에도 이동이 가능하다. 1회 충전 시 최대주행시간은 8시간이다.

‘갬퍼스 로봇배달’ 시범운영을 통해 이용 가능한 음식점은 ’주니아서브‘, ’김밥천국‘, ’포르스‘ 등 3곳. ’딜리‘는 한 번에 음료 12잔 또는 샌드위치 6개까지 배달할 수 있다. 이용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캠퍼스내에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최소주문금액은 없고, 배달료도 0원이다. 시범운영 기간엔 할인쿠폰도 제공된다.

배달의민족은 이번 시범운영에 앞서 철저한 준비의 시간을 거쳤다. 지난 5월 건국대학교와 배달로봇 상용화를 위한 산학협력을 맺었고, 9월부터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한 바 있다. 6주에 걸친 비공개 테스트 기간 동안 ‘딜리’는 245건의 주문을 처리하며 272km를 주행했다.

이 같은 시도는 우리 일상에 배달로봇이 등장할 날을 한층 앞당겨줄 것으로 기대된다. 시범운영을 통해 시행착오를 발견하고 보완의 과정을 거치면, 배달로봇 시대도 그만큼 빨리 안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달로봇 기대가 열릴 경우, 여러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자영업자와 이용자들은 배달료 부담을 덜 수 있고, 배달원들의 각종 안전사고도 크게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우아한형제들 로봇딜리버리셀 김요섭 이사는 ”캠퍼스 로봇배달은 학생들에게 자율주행 배달로봇을 앞서 이용할 수 있는 경험을 선사하고, 음식점 사장님에게는 가게 운영효율성을 제공해드리는 프로젝트”라며 “향후 서비스가 확대되면 이용자는 더 편리한 언택트배달서비스를 누릴 수 있고 음식점은 로봇배달을 통한 추가매출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아한형제들은 2017년부터 외식업 미래기술에 대한 투자 및 개발을 시작하며 분주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 결과 지난 18일 서빙로봇 렌탈프로그램을 출시하고, 미국 UCLA 로멜라연구소와 요리로봇 개발에 착수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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