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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자의 줌인
방송사들의 ‘이유있는 넷플릭스행’
2019. 11. 25 by 이민지 기자 sisaweek@daum.net
넷플릭스가 작품별 계약을 넘어 방송사들과의 계약을 통해 본격적인 한국 드라마 담기에 나선다. / 넷플릭스 공식 홈페이지
넷플릭스가 작품별 계약을 넘어 방송사들과의 계약을 통해 본격적인 한국 드라마 담기에 나선다. / 넷플릭스 공식 홈페이지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방송사들이 넷플릭스와 손을 잡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작품 공급에 나설 전망이다. tvN ‘미스터 션샤인’, JTBC ‘SKY 캐슬’, KBS2TV ‘동백꽃 필 무렵’ 등 기존 작품별로 이뤄지던 계약 방식이 아닌, 방송사와 넷플릭스가 계약을 체결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란 타이틀로 방영하는 것. 직접적으로 방송사를 알릴 수 없는 조건에도 왜 방송사들은 이토록 넷플렉스행(行)을 택하는 것일까.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라이프’, ‘뷰티 인사이드’, ‘나의 나라’ 등 최근 몇 년간 웰메이드 작품들을 생산해내며 시청자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는 JTBC가 넷플릭스와 장기 파트너십을 통해 본격적으로 드라마 공급에 나선다.

25일 JTBC는 “JTBC는 최근 넷플릭스와 드라마 공급 계약을 마쳤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JTBC는 2020년 상반기부터 3년 동안 자사 프라임타임에 편성되는 드라마 20여 편을 넷플릭스에 공급할 예정이다.

JTBC가 넷플릭스와 장기 파트너십을 체결, 내년부터 20여 편의 작품을 넷플릭스에 공급한다. / JTBC 공식 홈페이지
JTBC가 넷플릭스와 장기 파트너십을 체결, 내년부터 20여 편의 작품을 넷플릭스에 공급한다. / JTBC 공식 홈페이지

190여 국가에 스트리밍되는 드라마는 JTBC와 넷플릭스 양사 협의를 거쳐 선정되며, 국내를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드라마에 대한 독점 유통권은 넷플릭스가 가진다. 나아가 세계 각국 시청자들에게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란 이름으로 소개될 예정이다.

특히 완성된 결과물, 즉 콘텐츠 별로 이뤄지던 기존 계약 방식이 아닌 아직 생산되지 않은 20여 편의 콘텐츠 전반을 대상으로 계약을 맺었다는 점에서 이번 계약은 주목할 만하다.

앞서 tvN이 소속돼 있는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 역시 넷플릭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내년 1월부터 3년 동안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나서기로 했다. CJ ENM과 스튜디오 드래곤은 넷플릭스에 콘텐츠 공급을 확대, 3년 간 21개 이상의 드라마를 공급할 예정이다.

방송사들이 넷플릭스행을 선택하는 결정적 이유는 ‘해외시장 개척’에 있다. OTT(Over The Top,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TV 서비스) 발달과 함께 국내 시장에서만 머물러 있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 아래 방송사들이 해외 시장 개척에 관심을 돌리고 있는 것.

KBS2TV '동백꽃 필 무렵', JTBC 'SKY 캐슬' 등 국내 시청자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얻은 작품들을 위주로 '한국 드라마' 코너를 운영 중인 넷플릭스 / 넷플릭스 앱 화면 캡처
KBS2TV '동백꽃 필 무렵', JTBC 'SKY 캐슬' 등 국내 시청자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얻은 작품들을 위주로 '한국 드라마' 코너를 운영 중인 넷플릭스 / 넷플릭스 앱 화면 캡처

또한 ‘미스텨 션샤인’, ‘동백꽃 필 무렵’, ‘SKY 캐슬’, ‘나의 나라’, ‘봄밤’ 등 국내 시청자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얻은 작품들 위주로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 코너에 담겨 있는 만큼, ‘넷플릭스 동시 방영 중’이란 타이틀은 국내 드라마 시장에서도 좋은 퀄리티의 작품성을 짐작케 하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즉 방송사 입장에서는 넷플릭스에 방영할 수 있을 만큼의 작품성을 만들어낸다는 이미지를 형성, 방송사의 영향력 향상에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25일 한 방송사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를 통해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데 있어 넷플릭스는 좋은 파트너다. 넷플릭스의 세계적인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퀄리티 있는 자체 콘텐츠를 제공, 각국에서 ‘어디서 만들었지’란 궁금증을 만들게 하고 이런 궁금증이 쌓여서 (지금과는) 상황이 달라질 것이다. 넷플릭스에 공급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방송사, 즉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방송사로 인식을 바꿀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한국 드라마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현재 국내 드라마는 한국 시장 안에서만 머물러서는 안된다. 단적으로 제작비를 쓰는 것에도 한계가 있고, 이는 콘텐츠의 퀄리티 측면에서 완전히 다른 결과를 불러오게 만든다”며 “예를 들어 마블과 같은 콘텐츠를 국내에서 만든다고 한다면 제작비 배정이 쉽지 않지만, 글로벌을 겨냥하고 만들면 사정은 다르다. 이는 장기적으로 바라봤을 때 국내 미디어 시장의 확대를 야기, 미디어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소비자들의 드라마 선호 기준이 더 이상 방송사가 아닌 콘텐츠 그 자체로 변화했고, 이러한 소비자들의 선호를 맞추기엔 국내 드라마 제작 현실은 녹록지가 않다. 제작비를 충당하기 위해 드라마 하나 당 1개~3개의 중간광고가 삽입되는 것이 필수가 됐고, 유튜브 시장의 발전으로 TV 광고의 비중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어려움 속 넷플릭스를 비장의 카드로 택한 방송사들. 과연 방송사들의 넷플렉스행이 국내 드라마 시장 확대에 어떤 영향력을 미칠 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