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의동 (왼쪽)변혁 신당기획단 공동단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신당기획단 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유의동 (왼쪽)변혁 신당기획단 공동단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신당기획단 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이 구체적인 창당 일정을 공개하며 개혁보수 신당의 윤곽을 잡아가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보수의 가치를 든 신당 창당의 움직임이 급류를 타는 가운데, 변혁 신당이 성공적으로 정치권에 안착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유승민계·안철수계 의원 15명이 소속된 변혁은 지난 24일 신당기획단 회의를 통해 내달 8일 중앙당 발기인 대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연내 창당을 목표로 이달 말까지 시도당 8곳에서 창당기획단을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 내용은 26일 오신환 원내대표가 주재하는 변혁 전체 회의에서 추인될 예정이다.

변혁은 구심점인 유승민 의원이 줄곧 주장해왔던 개혁적 중도보수를 전면에 내걸었다. 정부여당을 바라보는 국민 시선이 문재인 대통령 집권 초기에 비해 부정적 기류로 전환된 만큼, 수도권과 청년층 등에서 강점이 있는 것으로 보고 신당의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유승민계에선 오신환(서울 관악을)·유의동(경기 평택을)·이혜훈(서울 서초갑)·정병국(경기 여주양평)·지상욱(서울 중성동을) 의원이 수도권에 지역구를 두고 있다. 내년 원내 진입을 노리는 이준석 전 최고위원도 서울 노원병에서 수년 간 터를 닦고 있다.

유승민 의원(대구 동을)은 지역구를 떠나 수도권에 출마하는 시나리오도 구상하고 있다. 최근 유 의원은 측근을 통해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의 4선 지역구였던 서울 용산을 차기 지역구로 추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변혁 신당이 기대하는 지지층은 2030 청년이다. 주로 하태경 의원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활발한 소셜미디어 활동을 바탕으로 청년 입장을 대변해오며 텃밭을 일궈왔다. 하 의원은 올초만 해도 "바른미래당을 청년정당으로 재창당해야 한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할 만큼 청년에 대한 애정이 깊었다. 변혁은 7명의 신당기획단 위원들을 전원 1980~1990년대 청년으로 구성하기도 했다.

다만 변혁 신당에 안철수계 의원들의 동참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관측된다.

신당기획단장을 맡은 권은희 의원은 탈당 및 창당에 거리낌이 없는 모습이다. 다만 나머지 의원들은 내달 탈당은 불가하며, 변혁의 신당 추진에도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변혁은 단지 당의 정상화를 이루기 위해 만들어진 모임이라는 이유에서다. 권 의원을 제외한 복수의 안철수계 의원들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변혁의 창당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는 뜻을 밝혔다.

변혁이 안철수계 의원들을 끌어안지 못하고 창당할 경우 이른바 '바른정당 시즌2'가 될 우려가 있다. 변혁 신당이 향후 원내 교섭단체로 발돋움하고 중도로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선 안철수계의 합류가 필요하지만 녹록치 않다.

다른 보수 신당과의 차별성도 변혁 신당의 과제다. 이언주 무소속 의원은 최근 '보수 4.0(가칭)', 이정현 무소속 의원은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보수 신당을 창당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언주 의원은 지난 21일 BBS라디오 '이상휘의 아침저널'에서 유 의원을 향해 "개혁보수의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다"고 저격했다. 그는 "단순히 점잖게 있는 것이 진정한 개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행동할 때는 침묵을 지키지 않고 행동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변혁을 포함해 이같은 보수 신당 창당의 움직임은 자유한국당을 아우른 보수대통합 기류에 편승하려는 '몸값 올리기'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있다.

아울러 다당제·소수정당에 유리한 선거법 개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이 통과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패스트트랙이 통과되고 한국당과 통합 논의가 지지부진할 경우, 여차하면 그대로 독자행보에 나설 수도 있는 것이다.

변혁 신당의 성패는 정부여당에 돌아선 청년층과 기존 정당과 다른 신선한 모습을 보일 수 있느냐다. 변혁의 창당과 청년 행보가 단지 한국당과의 보수대통합에 기댄 일종의 요식행위로 비칠 경우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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