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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에 ‘아세안 공략기지’ 마련하는 현대차… 일본 향해 ‘도전장’
인도네시아에 ‘아세안 공략기지’ 마련하는 현대차… 일본 향해 ‘도전장’
  • 권정두 기자
  • 승인 2019.11.27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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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열린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 설립 투자협약식에 앞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코나 일렉트릭에 기념 서명을 한 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현대기아차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현대자동차가 일본의 텃밭으로 여겨지는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아세안지역 최초의 생산공장을 인도네시아에 지어 새로운 미래성장동력을 마련키로 한 것이다. 동남아 자동차시장에서 뜨거운 ‘한일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 미래성장동력으로 아세안 낙점한 현대차

현대차는 지난 26일 울산공장에서 인도네시아 정부관계자들과 현지 공장 설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체결식에는 조코 위도도 인터네시아 대통령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등 양측의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두 사람은 앞서 지난해 9월 서울에서 처음 마주한데 이어 지난 7월 인도네시아 대통령궁에서도 만남을 가진 바 있다.

이날 체결된 협약을 바탕으로 현대차는 오는 12월 인도네시아 브카시 ‘델타미스 공단’에 완성차 공장을 지을 방침이다. 약 77만6,000㎡ 부지에 들어설 이 공장은 2021년말 15만대 규모의 생산 가동을 목표로 한다. 이후 최대 25만대까지 규모를 키울 계획이며, 총 투자비는 2030년까지 약 15억5,000만달러다.

현대차가 새롭게 마련할 인도네시아 공장은 아세안 지역 내 첫 생산기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여러모로 녹록지 않은 시장환경 속에서 아세안 시장은 현대차의 새로운 미래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도네시아 공장은 이러한 아세안 시장 공략의 첨병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실제 아세안 자동차시장은 미래가 밝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아세안 최대 자동차시장인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약 115만대의 시장규모를 보였으며 연 5% 수준의 안정적인 경제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 2억7,000여만 명에 달하는 인구도 세계 4위에 해당하며, 평균 연령 29세의 젊고 역동적인 나라다. 그만큼 성장 잠재력이 풍부하고, 자동차시장 역시 가파르게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싱가포르 등 아세안 주요국 자동차시장 역시 지난 2017년 약 316만대 수준이었던 규모가 2026년 약 449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대차 측은 “저성장 기조에 접어든 글로벌 자동차시장 상황 속에 아세안 신시장 개척을 통해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이번 투자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2017년 아세안 시장 공략을 위한 전담 조직을 마련해 면밀한 시장조사 등을 진행해왔다. 그만큼 신중을 기해 이번 공장 설립을 결정한 것이다. 현대차는 각 국가별로 5~80%에 달하는 완성차 관세와 자국 자동차산업 보호를 위해 작동 중인 다양한 장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현지 거점 마련이 필수라고 판단했다. 아세안 자유무역협약(AFTA)에 따라 부품 현지화율이 40%를 넘기면 역내 완성차 수출 시 무관세 혜택이 주어지는 점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의 주요 생산 차종은 아세안 전략모델로 새로 개발할 소형SUV와 소형MPV가 될 전망이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차량은 아세안 최대 자동차시장인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태국, 필리핀, 베트남 등으로 수출 될 예정이다. 아울러 호주 및 중동 지역으로의 수출도 검토되고 있다.

지난 7월 인도네시아 대통령궁에서 만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왼쪽)과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현대기아차

◇ ‘일본 텃밭’에 뛰어드는 현대차, 공격적 행보 예상

현대차의 아세안 진출 시동이 주목을 끄는 또 하나의 이유는 ‘일본’이다. 아세안 자동차시장은 그동안 일본의 텃밭으로 자리매김해왔다. 공장이 설립될 인도네시아의 경우, 일본차 브랜드의 시장점유율이 무려 96%에 달한다. 현대차가 일본을 향해 도전장을 던진 셈이다.

후발주자이자 도전자의 입장인 만큼, 현대차는 보다 공격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아세안 전략모델 개발에 중점을 두는 한편, 생산 및 판매체계에 혁신적인 방식을 도입한다.

고객으로부터 주문을 받아 차량을 생산하는 ‘주문 생산 방식(BTO, build to order)’이 대표적이다. 고객 입장에선 주문 시 다양한 사양을 선택할 수 있고, 생산자 입장에선 재고 관리 비용을 낮출 수 있는 방식이다.

판매 방식에 있어서도 온-오프라인을 연계하는 새로운 방식을 적용한다. 소비자들의 상품 구매 방식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격히 변하고 있는 시장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이다. 소비자가 온라인, 오프라인, 모바일 등 다양한 경로를 넘나들며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옴니 채널, Omni Channel)를 현지 최초로 도입하고, 선도적 전자상거래 업체와 협업을 통해 새로운 차원의 고객 중심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전국 딜러망 구축도 빠르게 진행한다. 2021년말 공장 가동 시점에 맞춰 고객 접근성, 지역별 수요 등을 고려해 100여개의 딜러망을 우선 확보하고, 점차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현대차는 현지에서 기업의 사회적책임 실천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인도네시아 미래 인재 육성 및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사회공헌 활동을 구상 중이며, 소셜벤처(Social Venture) 육성, 우수 유학생 초청, 정비기술 학교 설립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한편,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이날 “현대자동차가 인도네시아에 진출하면 인도네시아 국민은 일본차 중심에서 현대차까지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는 혜택을 갖게 된다”며 “현대차의 투자가 꼭 성공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에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현대자동차의 현지 공장 설립은 인도네시아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을 바탕으로 이뤄낸 성과”라고 언급한 뒤 “인도네시아 정부의 친환경차 정책에 적극 부응하고, 아세안 지역 발전에 지속 기여하겠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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