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증권이 부진한 반기 성적표를 거뒀다. 사진은 여의도 신영증권 본사. /신영증권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증권가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증권사들의 실적 관리에 빨간불이 커졌다. 그간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오던 곳도 예외가 없었다. 신영증권도 그 중 하나다. 신영증권은 올해 들어 실적이 하향세를 보이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 고속 성장세 브레이크… 상반기 순이익ㆍ영업이익 ↓

3월 결산법인인 신영증권은 부진한 상반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4월~9월)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4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43.5% 줄어든 335억원에 그쳤다. 1분기에 이어 2분기까지 수익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전체 실적을 끌어내린 것으로 보인다. 

신영증권의 2분기(7월~ 9월)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4.6% 급감한 60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35억원으로 전년 대비 80.4% 줄었다. 

상반기 영업부문별 실적을 살펴보면 위탁과 자기매매 부문에서 이익 감소세와 부진이 확인된다. 위탁매매 부문의 영업이익은 2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가량 줄었다. 자기매매 부문은 28억원의 손실을 내며 전년 동기(173억원)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여기에 신탁, 투자일임, 투자자문·지원 업무 등 기타 부문에서 114억원의 손실을 냈다. 이는 전년 동기 손실(-64억원)과 비교해 대폭 확대된 규모다. 다만 기업금융 부문에선 전년대비 23% 가량 늘어난 175억원의 이익을 내며 선전했다.  

이에 대해 신영증권 관계자는 “수치상 수익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작년까지 이익이 고성장세를 보인 점을 감안하면 평년 수준의 이익은 거뒀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신영증권은 그간 꾸준한 성장을 이어오던 곳이다. 1956년 설립된 신영증권은 1971년 이후 무려 48년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왔다. 9월 말 기준 회사의 자기자본 1조1,123억원 규모다. 자본 규모 면에선 중소형 증권사지만 탄탄한 실적으로 업계에선 ‘알짜 회사’로 분류돼 왔다. 특히 2017년 회계연도(2017년 4월~2018년 3월)엔 영업이익이 1,100억원을 넘어서며 주목을 끌었다. 2018년 회계연도엔 이익이 소폭 줄었지만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올해 들어선 크게 주춤한 모습이다. 업계에선 업황 악화에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국내 증시는 미중 무역 분쟁 이슈와 한일 관계 악화 등 대외 악재로 변동성이 확대되며 불안정한 흐름을 보여 왔다. 또 주식거래대금이 줄고 있는 가운데 업계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신영증권은 올 반기보고서에서 증권업황에 대해 “거래대금의 감소와 수수료 경쟁으로 브로커리지 시장에서의 수익성 감소와 초대형 투자은행(IB)의 등장에 따른 양극화 등으로 업계 내 경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설명했다. 

◇ 부동산신탁업 진출… 새로운 먹거리 될까  

그러면서 “경쟁 환경 속에서 다변화된 수익 구조와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 선제적 시장 대응 능력 등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모델을 공고히 하고, 차별화된 경쟁력을 키워나갈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다.   

신영증권은 새로운 먹거리 발굴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신영증권은 올해 부동산신탁업 진출에 성공했다. 신영증권은 유진투자증권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신탁업 예비인가를 받았다. 이후 본인가를 거쳐 지난달 ‘신영부동산신탁’을 공식 출범시킨 바 있다.

신영부동산신탁 초대 대표로 박순문 신영증권 전무가 선임됐다. 부동산 신탁 시장은 금융업계에서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분야다. 과연 신영증권이 신사업으로 도약을 발탁을 마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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