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식과 한석규가 영화 ‘천문: 하늘에 묻는다’(감독 허진호)로 재회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최민식과 한석규가 영화 ‘천문: 하늘에 묻는다’(감독 허진호)로 재회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충무로를 대표하는 ‘연기 천재’ 최민식과 한석규가 드디어 재회했다. 영화 ‘천문: 하늘에 묻는다’(감독 허진호)를 통해서다. 1999년 개봉한 영화 ‘쉬리’ 이후 20년 만에 다시 만난 두 사람은 조선의 두 천재, 세종과 장영실로 분해 역대급 시너지를 예고, 기대를 모으고 있다.  

‘천문: 하늘에 묻는다’는 조선의 하늘과 시간을 만들고자 했던 세종(한석규 분)과 장영실(최민식 분)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8월의 크리스마스’(1997), ‘덕혜옹주’(2016) 등을 연출한 허진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천문: 하늘에 묻는다’는 천재 과학자 장영실이 생사는 물론, 발명품 제작 자료에 대한 기록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의문을 남기고 사라진 이유를 실제 역사와 영화적 상상력을 결합한 ‘팩션 사극’으로 풀어내며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예고한다.

연출을 맡은 허진호 감독은 27일 진행된 ‘천문: 하늘에 묻는다’ 제작보고회에서 “역사 속에서 갑자기 사라진 장영실에 대한 궁금증이 이 영화의 시작”이라고 밝혔다. 허 감독은 “세종과 장영실은 함께 놀라운 업적을 쌓았다”며 “두 사람은 굉장히 가까운 사이였고, 동지이자 친구였다. 같은 꿈을 꿨던 관계였다”고 말했다.

‘천문: 하늘에 묻는다’를 연출한 허진호 감독. /롯데엔터테인먼트
‘천문: 하늘에 묻는다’를 연출한 허진호 감독. /롯데엔터테인먼트

이어 “그런데 장영실이 ‘안여(安與: 임금이 타는 가마) 사건’ 이후 갑자기 역사에서 사라진다”며 “세종은 자신의 신하를 한 번도 버린 적이 없다. 아무리 큰 잘못을 해도 함께 가는 왕이었는데, 갑자기 사라진 장영실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세종이 안여가 부서져서 장영실을 내치진 않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둘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을지에 대한 호기심이 이 영화의 시작이었다”고 설명했다. 

주연배우 최민식은 “안여 사건은 역사적 팩트”라며 “하지만 우리는 팩트를 근거로 해서 여러 가지 상상력을 더해 창작을 한 거다. 영화 속에서 묘사된 게 마치 역사적 사실인 것처럼 받아들이면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천문: 하늘에 묻는다’는 그동안 깊이 있게 다뤄진 적 없었던 세종대왕과 장영실 사이의 관계를 심도 있게 그려낼 예정이다.

최민식은 세종과 장영실의 관계에 흥미를 느껴 작품을 택했다고 밝혔다. 그는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정말 좋았다”며 “솔직히 세종과 장영실이 조선시대 과학기술 발전시켰다는 표면적인 공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다. 업적을 이루기까지 두 사람의 관계가 내 관심사였다”고 말했다.

‘천문: 하늘에 묻는다’에서 장영실을 연기한 최민식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천문: 하늘에 묻는다’에서 장영실을 연기한 최민식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그는 “두 사람의 관계가 보통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과학, 천문 등에 대해 밤새도록 얘기를 나눴겠다고 추측했고 흥미로웠다. 그렇다면 두 사람이 마냥 좋았을까. 여러 가지 상상력이 동원되더라. 그런 호기심을 갖고 시나리오를 읽었고, 표현해보고 싶은 욕구가 솟구쳤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한석규와 함께, 또 디테일한 허진호 감독까지. 이거 괜찮겠다 싶었다”고 덧붙였다.

국내 최다 관객을 동원한 영화 ‘명량’을 비롯, ‘신세계’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올드보이’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한계 없는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인 최민식은 조선 최고의 과학자 장영실 역을 맡았다.

최민식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조선의 천재과학자 장영실 역”이라며 “세종에 대한 무한한 존경과 감사를 갖고 있었을 것이고, 잘 따랐을 거다. 그러면서도 과학에 대한 열정과 기술, 자신의 능력을 표현할 때는 거침이 없었을 것 같다. 아이 같은 순수함과 과학자다운 주도면밀하고 탐구적인 지적인 면을 갖고 있는 캐릭터가 아니었을까 생각했다”고 소개했다.

최민식은 영화 ‘대호’(2015) 이후 4년 만에 다시 사극으로 스크린에 컴백하게 됐다. 이에 대해 그는 “매 작품을 할 때마다 많은 분들이 새로운 모습을 기대하는데, 달라져야 한다는 강박보다 상상력과 모든 걸 동원해서 캐릭터와 대화를 나누고 더 가까이 가기 위해 집중하려고 노력했다”고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실존 인물을 연기한 것에 대한 부담감도 털어놨다. 그는 “실존 인물이라는 부담감도 굉장히 크다”며 “역사책으로 보고 뇌리 속에 박힌 이미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대중이 생각하는 장영실에 대한 모습과 그 기대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마음이 들면 배가 산으로 간다”며 “평가는 나중에 해주시는 거고 나는 나대로 해석하고 주관적으로 표현했다”고 전했다.

‘천문: 하늘에 묻는다’에서 세종을 연기한 한석규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천문: 하늘에 묻는다’에서 세종을 연기한 한석규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종횡무진하며 다양한 캐릭터로 연기 변신을 선보였던 연기파 배우 한석규는 SBS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 이후 8년 만에 세종 역을 맡아 다시 한번 놀라운 연기를 펼칠 전망이다.

한석규는 “연기하면서 이런 경우가 참 드문데, 두 번이나 세종을 연기하게 됐다”며 “기쁜 일”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세종과 장영실은 상상력이 풍부한 천재”라며 “그런 두 사람이 서로를 만났을 때 어떤 기분이었을까 생각했다. 그 관계에 대해 다루는 영화를 만나 굉장히 기뻤다”고 작품을 택한 이유를 말했다.

20년 만에 재회한 최민식과 한석규는 서로를 향한 애정을 아낌없이 드러내 현장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먼저 최민식은 “성장기부터 50대 후반까지 오면서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지켜봤다”며 “때로는 누구 한 사람이 슬럼프에 빠질 때도 있었고, 때로는 너무 잘 나갈 때도 있었을 거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런데 그게 그렇게 중요한 것 같진 않다”면서 “그래도 계속 꾸준히 하고 있구나 싶다. 5~6년이 아니라 10~20년이 넘어가니 그게 그렇게 감동적이다. 서로에게 위안을 받는다”고 진심을 전했다. 

‘천문: 하늘에 묻는다’로 재회한 한석규(왼쪽)과 최민식. /롯데엔터테인먼트
‘천문: 하늘에 묻는다’로 재회한 한석규(왼쪽)과 최민식. /롯데엔터테인먼트

한석규도 “제작보고회 할 때마다 늘 불편하고 긴장했는데, 오늘은 전혀 그런 게 없다”며 “든든하고 편안하다”며 웃었다. 이어 “최민식 선배와 나는 연기라는 같은 꿈을 갖고 달려왔다”며 “한 작품 더 만나기를 기다렸고, 다시 만나기까지 조금 오래 걸렸다. 바람이 있다면 또 같은 작품을 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역대급 조합을 탄생시킨 허진호 감독은 “촬영이 참 편했다”며 “감독은 배우들의 연기를 보면서 컨트롤하고 잡아가야 하는데, 두 배우의 연기를 보면서 감독임을 잊고 취했던 경험이 굉장히 많았다. 워낙 호흡이 좋았다”고 밝혀 영화 속 두 배우의 활약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세종대왕과 장영실의 위대한 업적 뒤 숨겨진 이야기를 다루며 최민식·한석규의 재회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영화 ‘천문: 하늘에 묻는다’는 12월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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