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대표가 지난 2018년 7월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일선 정치에서 물러나 성찰과 채움의 시간을 갖겠다고 밝힌 뒤 건물을 나서고 있는 모습. /뉴시스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대표가 지난 2018년 7월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일선 정치에서 물러나 성찰과 채움의 시간을 갖겠다고 밝힌 뒤 건물을 나서고 있는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바른미래당이 분당을 앞에 두고도 창업주인 안철수 전 대표의 이름이 당 안팎에서 연일 오르내리며 술렁이는 모습이다.

비당권파 모임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이 내달 중 탈당 및 창당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변혁의 절반에 달하는 안철수계 비례 의원들은 결단을 망설이고 있다. 안 전 대표의 의중이 여전히 오리무중인 까닭이다.

변혁은 유승민계 8명·안철수계 7명 등 총 15명으로 이뤄져 있다. 안철수계 중 변혁 신당기획단장인 권은희 의원을 제외한 비례 의원 6명은 탈당은 물론 창당에도 부정적인 입장을 공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철수계 비례대표 의원은 앞서 통화에서 "탈당은 가능하지 않고, 변혁 신당에 참여하고 있지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6일 창당을 논의한 변혁 회의에서도 유승민계와 안철수계 의원 간 이견이 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권은희 의원은 12월 중 안 전 대표가 거주하는 미국을 찾겠다고 했으나, 이마저도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변혁은 연내 창당을 마무리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내달 탈당이 유력하나, 탈당계를 던지는 의원은 유승민계 8명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계 비례대표 전원을 당에 남겨두고 권 의원만 탈당하기에 부담이 있다. 따라서 신당기획단이 내달 초 창당준비위원회로 확대전환되면 변혁 일선에서 물러나 안철수계 비례대표와 당에 남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그렇다고 변혁 안철수계가 손학규 대표에게 다시 마음을 연 것도 아니다.

이들은 손 대표의 사퇴가 선행돼야 당을 정상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손 대표는 우선 유승민계가 탈당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건 데다, 이후에도 제3지대의 틀을 만든 뒤에 용퇴하겠다는 다소 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어 안철수계가 당에 남아도 양자 간 온도차를 좁히기는 쉽지 않은 분위기다.

당권파는 변혁 안철수계가 고심에 빠진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 이들을 유승민계와 갈라놓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채이배 의원은 지난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은 실패했지만 국민의당과 바른미래당이 실패한 것은 아니다"라며 "국민의당부터 바른미래당까지 다당제 실험은 유효하며, 한국 정치의 구조개혁을 위한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고 했다. 바른정당과 선을 긋는 한편, 안철수계에 국민의당이라는 접점을 강조한 것으로 읽힌다.

김동철 의원은 2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소위 개혁보수니, 보수통합이니 하면서 여기에 안 전 대표를 끌어들이는 사람들이 있다"며 "국민들은 실사구시적 정당을 원하지, 조선시대 당쟁과 같은 탁상공론적 이념논쟁에 관심이 없다"며 유승민 의원과 자유한국당을 싸잡아 비판하기도 했다.

안철수계 인사로 분류되던 김근식 경남대 교수가 손 대표를 향해 혹평을 쏟아내고 탈당계를 제출하면서 이슈가 되기도 했다. 정치권 일선에서 물러난 지 1년이 훌쩍 넘은 안 전 대표의 이름이 바른미래당을 휘젓고 있는 것이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안 전 대표가 당의 소중한 자산이기 때문"이라며 "다만 분당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안 전 대표가 침묵하고 있는데, 이제는 의사를 표명해줘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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