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한메공 정상회의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상대국 정상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시스
1차 한메공 정상회의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상대국 정상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야심차게 추진했던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27일 마무리됐다. 주형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현 정부 들어 최대 규모의 다자 정상외교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며 “우리가 목표했던 것을 기대수준 이상으로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정부의 역량이 총 결집된 외교행사를 마무리한 문 대통령은 당분간 내치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최대 관심은 ‘개각’이다. 현재 공석인 법무부장관과 이낙연 총리 후임자 지명이 급선무다. 총리 후보로는 민주당 김진표 의원과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꼽히며, 법무부장관으로는 전해철 의원과 추미애 의원 등이 거론됐었다. 다만 인사는 대통령의 마지막 재가가 있기 전까지는 정해진 것이 없기 때문에 언론 등에 거론되는 인사들은 하마평일 뿐이라는 게 청와대 관계자의 전언이다.

시기는 이르면 내달 10일 전후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늦어도 내년 1월 16일 이전에는 사퇴해야 하는데, 인사청문회 등의 일정을 감안하면 최소 한 달 전에 지명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낙연 총리가 직접 총선에 출마할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다양한 선택지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총리와 법무부장관 외에 추가 개각 가능성에도 주목한다. 유은혜 교육부총리, 김현미 국토부장관 등 정치인 출신 장관들의 출마 가능성이 여전히 살아 있기 때문이다. 유은혜 부총리는 출마, 김현미 장관은 불출마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지만 상황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이밖에 홍남기 부총리, 강경화 외교부장관, 성윤모 산업부장관 등에 대한 민주당의 차출요구가 있을 경우, 개각규모는 커질 수 있다. 특히 강 장관과 성 장관은 이번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성공적 개최의 공신들로 명분상으로나 시기상으로 적절한 교체시점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청와대 참모진들 가운데서도 총선출마를 희망할 경우 대대적인 인사쇄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조국 전 장관 사태로 여론악화를 경험한 만큼, 청와대는 어느 때보다 신중한 분위기다.

예산안 처리와 공수처 설치를 위해 야당을 설득하는 문제도 문 대통령의 몫이다. 원칙적으로는 국회에서 민주당이 처리해야할 문제지만,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청와대 앞 단식을 시작하면서 지켜보기만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황 대표의 단식기간이 길어질수록 문 대통령이 짊어질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앞 사랑채 인근에 천막을 친 황 대표는 8일째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풍찬노숙 형태로 진행을 하면서 감기증세가 심하며, 지난 25일부터는 단백뇨 증상이 나타나는 등 급격히 건강상태가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나경원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단식중단을 검토하고 있지만, 황 대표는 “할 일이 남았다”며 확고한 농성의지를 보이고 있다. 특히 황 대표의 ‘천막’에 보수진영 유력 정치인들이 모여들면서, 패스트트랙 법안의 처리에 민주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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