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앞에서 8일째 단식하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7일 밤 의식을 잃어 신촌 세브란스병원 응급실로 긴급 이송되고 있다. /자유한국당 제공
청와대 앞에서 8일째 단식하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7일 밤 의식을 잃어 신촌 세브란스병원 응급실로 긴급 이송되고 있다. /자유한국당 제공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여야 정치권이 28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전날(27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저지를 위한 청와대 앞에서 단식농성을 벌인 지 8일 만에 의식을 잃고 병원에 이송되자 한목소리로 우려를 표했다.

여야는 황 대표에 대한 쾌유를 기원하면서도 지난 27일 부의된 선거법 개정안에 이어 내달 3일 검찰개혁 법안마저 부의를 앞둔 상황에서 패스트트랙 협상이 더욱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점에 대한 유감도 전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어젯밤 늦게 황 대표가 병원에 이송됐는데 위험한 고비는 넘겼다고 하니 다행"이라며 "쾌유와 안정을 빈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황 대표가 단식 중이어서 협상의 여지가 그동안 없었던 점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황 대표가 건강을 회복하는 동안 우리 국회는 할 일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끝까지 대화와 타협, 협상과 합의의 노력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이날 원내정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강경하게 황 대표가 단식을 했기 때문에 건강 문제가 중요하다"면서도 "최종적으로도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속에서 밀도 있고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하는 데 대해 우려스러운 부분들이 있다"고 밝혔다.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은 통화에서 "어제 (심상정) 대표가 방문했을 때 말한 것처럼, 정치보다 사람이 우선인 게 맞다"며 "건강을 빨리 회복하시고 연세도 있으신 만큼 건강 제대로 회복해서 다시 뵙게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승한 민주평화당 대변인도 통화에서 "오랜 단식으로 인해 병원에 가시게 되셔서 유감"이라며 "다만 건강이 회복되시면 패스트트랙과 관련한 협상에서 좋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함께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했다.

자유한국당은 침통한 분위기다. 8일째 농성을 벌이던 황 대표가 의식을 잃고 입원했음에도 청와대의 응답이 없는 데 대해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끝끝내 제1야당의 절규와 호소를 비정하게 외면했다"며 "구급차에 실려가는 야당 대표를 보고도 전화 한 통 없는 청와대다. 문 대통령 스스로 '사람이 먼저'라고 하지 않았느냐"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제1야당을 멸시와 증오의 대상으로만 여기는 정권의 모습에 좌절감을 느낀다"며 "황 대표의 단식은 끝나지 않았다. 우리 모두가 황교안이며, 오늘부터 한국당에서 이 단식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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