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업비트에서 이더리움 유출사고가 발생했다. /뉴시스
지난 27일, 업비트에서 이더리움 유출사고가 발생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또 다시 사고가 터졌다. 이번엔 업비트다. 590억원 상당의 이더리움이 증발했다. 좀처럼 끊이지 않는 암호화폐 거래소 사고가 암호화폐 산업의 연착륙의 발목을 잡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27일, 업비트는 ‘서버 점검에 따른 암호화폐 입출금 일시 중단 안내’를 공지사항에 게재했다. 이날 발생한 암호화폐 유출 사고에 따른 조치였다. 업비트는 사고를 인지한 직후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도록 모든 암호화폐를 핫월렛에서 콜드월렛으로 옮겼다. 핫월렛은 온라인에 연결된 지갑, 콜드월렛은 온라인에 연결되지 않은 지갑을 의미한다.

업비트 측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6분 이더리움 34만2,000개가 알 수 없는 지갑으로 전송됐다. 구체적인 유출 경로 등은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외부의 해킹은 물론 내부소행 등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는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고의 피해규모가 국내 암호화폐 유출 사고 사상 최대 규모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업비트가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계에서 상당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었다는 점도 충격을 더한다. 업비트는 올해 초 글로벌 암호화폐 마켓 평가 분석 기관인 CER이 실시한 보안능력평가에서 세계 1위에 선정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업비트는 자체보유 중이던 자산으로 피해를 충당해 회원들의 자산에는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최소 2주간은 입출금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여 회원들의 불편함은 피할 수 없게 됐다.

무엇보다 이번 사고는 암호화폐 신뢰도에 또 다시 큰 타격을 입힐 뿐 아니라, 암호화폐 시장 연착륙에 찬물을 끼얹게 됐다. 한때 시세가 크게 오르며 광풍이 몰아치기도 했던 암호화폐는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으며 신뢰가 크게 추락한 바 있다.

2017년에는 암호화폐 거래소 유빗이 두 차례 해킹 피해로 파산했고, 코인이즈, 코인레일 등에서도 유출사고가 발생했다. 국내 최대 규모 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 역시 지난해 6월 350억원의 유출사고가 발생했고, 지난 3월엔 내부자에 의한 횡령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해외에서도 이 같은 유출사고가 이어졌고, 암호화폐 시세에 큰 영향을 끼친 경우도 적지 않다.

이에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관리를 대폭 강화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졌고, 국회에서는 관련 법안이 정무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업비트에서 또 다시 수백억원대 유출사고가 발생하면서 입법추진은 더 큰 동력을 얻게 될 전망이다.

한편, 경찰과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이번 업비트 이더리움 유출사고에 대해 공동조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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