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시작을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했다.  

한국은행은 29일 오전 이주열 총재 주재로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1.2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7월과 10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두 차례 내린 만큼, 당분간 금리인하 효과를 지켜보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역대 최저 수준을 계속해서 이어가게 됐다. 

일찌감치 시장에선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11월 금통위를 앞두고 지난 14∼20일 96개 기관의 채권 관련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100명)의 99%가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한 바 있다.

내년에도 당분간 기준금리 동결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국내외 경기 전망이 여전히 좋지 못한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지난달 정책금리를 1.5∼1.75%로 0.25%포인트 내린 뒤 당분간 동결을 시사한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통화정책과 관련해 관망세를 유지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결정 후 발표한 통화정책방향에서도 이 같은 관망세가 엿보인다. 한국은행 금통위 측은 “세계경제는 교역이 위축되면서 성장세 둔화가 지속됐다”며 “국제금융시장은 미·중 무역협상 진전 등으로 위험회피심리가 완화돼 대체로 안정된 모습을 나타냈다.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보호무역주의 확산 정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영향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경제는 건설투자 조정과 수출 및 설비투자 부진이 지속된 가운데 소비 증가세가 약화되면서 성장세 둔화 흐름을 이어간 것으로 판단된다”며 “내년 중 국내경제는 건설투자 조정이 이어지겠지만 수출과 설비투자 부진이 다소 완화되고 소비 증가세는 완만하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GDP 성장률은 금년 중 2% 내외, 내년 중 2%대 초반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점쳤다. 

금통위 측은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며 “국내경제의 성장세가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이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미·중 무역협상, 주요국의 경기와 통화정책, 가계부채 증가세, 지정학적 리스크 등의 전개와 국내 거시경제 및 금융안정 상황에 미치는 영향을 주의깊게 살펴보면서 완화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이날 오후  수정 경제전망 발표를 통해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한다. 한국은행은 지난 7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 내년 2.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오늘 발표를 통해 이 같은 성장률 전망치가 낮아질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그 하락폭이 얼마나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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