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두원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이 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이두원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이 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소비자물가가 모처럼 상승세로 돌아섰다. 일각에서 제기돼온 디플레이션 우려가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저물가 기조 또한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 1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7로 저년동월 대비 0.2% 상승했다. 소비자물가가 전년동월 대비 확실한 상승세를 보인 것은 지난 7월 이후 넉 달 만이다. 지난 석 달 동안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과 비교해 0.0%, -0.4%, 0.0%의 상승률을 보인 바 있다.

특히 지난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사상 첫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낳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던데 따른 기저효과일 뿐, 여러 조건 상 디플레이션 우려는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이러한 설명은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2%를 기록하면서 힘을 얻게 됐다.

다만, 전반적인 저물가 기조는 계속되고 있다. 11월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들어 4번째로 낮은 수치다. 또한 지난해 12월 이후 11개월 연속 1% 미만의 상승률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1월 0.8%를 제외하고 매달 1%대 이상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2%를 넘긴 달도 3번 있었다.

보다 구체적으로 집계한 지수를 살펴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외부적 요인에 따라 가격 변동 폭이 큰 품목을 제외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전년동월 대비 0.6% 상승률을 보였는데, 이는 2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던 9월과 같은 수준이다. 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 역시 전년동월 대비 0.5% 상승하는데 그쳤다.

이 같은 저물가 기조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소 엇갈린다. 정부는 공급적 요인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인 반면, 일각에선 소비침체의 신호로 해석하기도 한다. 이러한 해석의 차이는 기저효과가 사라질 내년 소비자물가 지수 행보를 통해 무게의 추가 쏠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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