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은피만두로 큰 성공을 거둔 풀무원식품이 냉동피자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 풀무원식품. 픽사베이
얇은피만두로 큰 성공을 거둔 풀무원식품이 냉동피자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 풀무원식품. 픽사베이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HMR(가정간편식)이 인기를 끌면서 식품업체들이 냉동피자에 시선을 돌리고 있다. 오뚜기와 CJ제일제당이 양분하고 있는 냉동피자 시장에 후발주자들이 속속 뛰어들며 판세를 키우고 있는 것. 특히 늦깎이로 도전장을 던진 풀무원식품이 시장에 무사히 안착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 ‘정보공개 불가’ 입단속 하는 풀무원… 왜?

풀무원식품이 냉동피자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2일 풀무원식품은 냉동피자 5종을 내놓고 1,000억원 규모로 커진 냉동피자 시장에 합류했다. 풀무원이 야심차게 선보인 피자 5종은 피자 끝 도우 부분을 없앤 ‘노엣지’ 3종과 ‘크러스트’ 2종이다. 후발주자로서 핸디캡을 극복하고자 피자의 품질을 좌우하는 부분 중 하나인 ‘엣지’로 승부수를 띄운 셈이다.

풀무원 관계자는 “냉동피자의 한계로 지적됐던 도우 끝 부분을 개선했다. 해동 후 딱딱해져 버리는 비중이 높았던 끝 부분을 없애고 토핑을 채워 넣었고, 크러스트 제품은 치즈와 고구마를 각각 첨가해 식감을 높였다”고 말했다.

풀무원식품은 이번 제품을 준비하는 데 2년여의 시간이 소요됐다. 피자 선진국인 이탈리아와 미국 현지 업체와 기술 제휴를 맺고 생산 설비를 들여올 정도로 심혈을 기울였다. 다만 풀무원식품이 직접 생산을 담당하지 않고 외주 업체에서 제조된다. 육류 가공 및 저장처리업체인 한맥식품에서 OEM(주문자 상표부착생산)을 담당한다.

풀무원 측은 생산 시설을 제외한 파트너십을 맺은 현지 업체, 투자 규모 등에 대해서는 철저히 함구하고 있는데, 이는 과거의 사례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풀무원 관계자는 “2017년 신제품 ‘모짜렐라 핫도그’를 내놓은 지 한 달여 만에 미투 상품이 나왔다”면서 “경쟁사에서 모방 가능성이 있다 보니 사업부에서 관련 정보를 외부에 공개하는 데 극도로 민감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 냉동HMR 집중… ‘얇은피’ 신화 재현 할까

지난해 ‘얇은피만두’로 냉동만두 트렌드를 바꾼 풀무원식품이 또 한 번의 성공신화를 거둘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지만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냉동피자 시장 규모가 냉동만두의 5분의 1수준에 불과해 성장에 한계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만두의 경우 전문점과 HMR의 경계가 확실히 나뉘어 있지만, 피자는 아직까지 전문점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최근 들어 냉동만두 못지않게 냉동피자 경쟁이 치열해진 것도 풀무원식품이 극복해야 할 부분이다. 저가 제품과 수입산이 대부분이던 냉동피자는 2016년 오뚜기가 뛰어들면서 주류 산업으로 떠올랐다. 2017년 CJ제일제당의 ‘고메 피자’가 등장하는 등 고급화가 이뤄지며 100억원 규모에 불과했던 시장 규모는 3년 사이 1,000억원대로 성장했다.

오뚜기와 CJ제일제당이 양분하고 있는 냉동피자 시장은 경쟁사들이 속속 가세하면서 판도가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지난해 하반기 신세계푸드는 경기도 오산에 600억원을 투자해 냉동피자를 포함한 신선식품 제조를 위한 공장을 증설했다. 유사한 시점에 대상도 청정원 브랜드로 냉동피자 2종을 내놓았다. 시중 제품의 절반가인 노브랜드 피자를 선보인 이마트는 에어프라이어 전용 제품을 선보일 정도로 냉동피자 역량을 키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냉동피자가 냉동만두의 뒤를 잇는 히트상품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돌면서 업체들이 우후죽순으로 뛰어드는 경향이 있다”면서 “실질적인 경쟁 대상인 8,000원~1만원 초반대의 ‘동네 피자’를 압도하는 가격 경쟁력이나 품질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냉동피자의 미래를 장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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