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비정규직 근로자가 돌연 사망했다. /뉴시스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비정규직 근로자가 돌연 사망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연말을 맞는 한국지엠의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창원공장에서 대규모 비정규직 해고 사태가 벌어진데 이어, 부평공장 사무실에서 출근 대기 중이던 비정규직 근로자가 갑자기 쓰러져 숨진 것이다. 노조는 불법파견의 희생양이었던 고인이 열악한 근무여건 및 고용불안 스트레스로 사망에 이르렀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한국지엠 부평공장 도장부 사무실에서 하청업체 소속 40대 근로자 A씨가 가슴통증과 구토 증세를 보이며 쓰러졌다. A씨는 119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경찰은 A씨의 정확한 사망원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실시했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급성 심근경색에 의한 사망으로 추정된다’는 1차 구두소견을 전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한국지엠 비정규직 노조는 A씨를 사망에 이르게 한 장본인이 원청 한국지엠이라며 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한편, 진상조사와 책임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하청업체 소속으로 열악한 근무여건에 놓여있던 A씨는 지난해 사측이 단행한 1교대 전환에 따라 순환 무급휴직을 해왔으며, 최근 2교대 전환과 함께 다시 도장부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이 과정에서 심각한 경제적·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은 것이 사망에 이른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정의당 유상자 대변인은 지난 2일 “너무나 비정상적이고 잔인한 고용구조에 희생당한 것”이라며 “현장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번 죽음의 원인에 한국지엠이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을 다해야 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지엠은 최근 창원공장 비정규직 560여명에 대해 무더기 해고 통보를 전해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한국지엠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성큼 다가온 연말을 씁쓸함 속에 맞이하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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