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초대 회장 취임 후 재계 10위권 그룹 ‘우뚝’
잔여 임기 2년…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 ‘용퇴’
차기 회장에 허태수 부회장… GS “적임자 선택”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15년 경영의 마침표를 찍는다./GS그룹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15년 경영의 마침표를 찍는다./GS그룹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2004년 LG그룹에서 분리된 후 GS그룹 초대 회장직에 오른지 15년 만이다. 차기 그룹 회장직에는 허 회장의 동생 허태수 GS홈쇼핑 부사장이 선임됐다.

GS그룹은 3일 연말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GS는 이날 △부회장 승진 2명 △대표이사 신규선임 1명 △사장 승진 5명 △부사장 승진 2명 △전무 승진 10명 △전무 외부영입 2명 △상무 신규선임 21명 등 총 45명에 대한 2020년도 임원인사를 내정해 발표했다. 이번 임원인사는 각 계열사별 이사회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특히 이날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공식적으로 사임의사를 표명했다. 다만 허 회장은 GS건설 회장직은 유지하며 GS건설 경영에만 전념할 방침이다. 차기 그룹 회장은 허 회장의 동생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이 맡았다.

허 회장은 LG그룹 공동창업주 고(故) 허준구 LG건설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2004년 GS그룹이 LG그룹에서 분리됐을 당시 초대 그룹 회장직을 맡았고, GS그룹을 국내 재계 10위권 그룹으로 성장시켰다.

특히 허 회장은 임기를 2년여 앞둔 상황에서 돌연 사임을 결정해 더욱 이목이 쏠린다. 급변하는 경영환경 변화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허 회장의 ‘용단’으로 해석된다.

허 회장은 “GS 출범 이래 숱한 역경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변화에 둔감한 ‘변화 문맹(文盲)’이 되지 않도록 경계하면서 쉼없이 달려왔다”며 “하지만 혁신적 신기술의 발전이 기업의 경영환경 변화를 가속화시키고 있고, 이런 변화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다면 우리도 언제 도태될지 모른다는 절박함 속에서 지금이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할 적기로 판단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그룹 차기 회장직에는 허 회장의 동생인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이 추대됐다.

허태수 부회장은 2007년 GS홈쇼핑 대표이사에 부임한 후 홈쇼핑의 해외진출을 이끌어 내는 한편, 모바일 쇼핑 등으로의 사업 확장을 성공시키는 등 그간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왔다. 실제 GS홈쇼핑은 허 부회장 취임 직전인 2006년 순이익 512억을 기록한 후 지난해에는 1,339억원으로 크게 성장했다.

GS그룹 관계자는 “허태수 신임 회장은 글로벌 감각과 리더십, 미래 비전 능력을 보여주며 GS의 차기 리더로 거론돼 왔다”며 “GS가 펼치고 있는 여려 사업들이 변화의 요구에 직면해 있고, 이에 대한 해결책이 시급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에서 적임자로 선택됐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