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권의 저축은행인 DH저축은행의 여신건전성 지표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DH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부산‧경남권의 저축은행인 DH저축은행의 여신건전성 지표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1년 새 고정이하여신비율이 급격하게 치솟았다. 몇 년째 매각 작업이 진척이 없는 가운데 건전성 지표까지 나빠져 우려를 사고 있다.  

◇ 수익은 증가했지만 고정이하 여신비율 ↑

DH저축은행은 부산에 본점을 두고 있는 소형 저축은행이다. 1970년 시민상호신용금고로 설립된 후, 1988년 화승상호신용금고, 2002년 화승상호저축은행, 2015년 DH저축은행으로 사명이 바뀌며 현재에 이른 곳이다. DH저축은행의 지분 100%는 주식회사 대호가 보유하고 있다. 

DH저축은행의 총 자산은 9월말 기준 2,094억원이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은 36억원으로 전년 동기(15억원) 140% 증가했다. 수익은 늘어났지만 여신건전성 지표는 악화된 모습이다.

해당 저축은행의 경영공시에 따르면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8.18%로 전년동기(3.47%) 보다 4.71%포인트 증가했다. DH저축은행의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지난해 말부터 치솟더니 올해까지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은행의 전체 여신 중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인 부실채권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은행의 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로 쓰인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건전성이 좋지 않아졌다는 것을 뜻한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저축은행 업계의 평균 고정이하여신비율은 5.04% 수준이었다. DH저축은행의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이 평균을 크게 웃돌고 있다. 이외에 DH저축은행의 연체대출 비율도 지난해 9월말 2.37%에서 올해 9월말 6.88%로 치솟고 있는 모습이다. 

부산·경남권 저축은행은 지난해부터 지역 경기 침체로 건전성 관리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DH저축은행도 이 같은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DH저축은행 측은 건전성 악화와 관련해 “내용을 확인한 뒤 연락을 주겠다”고 했지만 현재까지 회신이 없는 상태다.  

저축은행 업계에선 양극화 현상이 날로 심화되고 있는 추세다. 대형 저축은행이 정부의 각종 규제에도 꿋꿋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과 달리, 소형 저축은행들은 전반적으로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분위기다. 

DH저축은행은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새 주인 찾기에도 어려움을 겪어온 곳이다. DH저축은행은 2016년부터 매각을 추진해왔다. 2016년 J트러스트그룹이 DH저축은행에 대한 인수를 추진하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매각 협상은 최종 단계에서 좌초됐다. 당시 금융당국은 J트러스트의 영업구역이 확대를 허용할 수 없다는 이유로 DH저축은행 인수를 불허했기 때문이다.  

이후 DH저축은행은 M&A 시장에서 존재감이 미약해졌다. 현재까지 대기 M&A 매물로 거론되고 있을 뿐, 추가적인 매각 작업은 진행되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저축은행 인수합병 규제가 여전히 깐깐한데다 업황까지 악화되고 있어 M&A 열기가 가라앉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건전성 지표마저 악화되고 있어 시장에서 더욱 존재감이 희미해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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