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최영훈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자유한국당 패싱’ 전략을 선택했다. 한국당이 필리버스터 투쟁으로 국회 본회의 의사 진행을 사실상 방해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민주당은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생 법안 처리’ 차원에서 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등과 공조를 예고했다.

민주당은 한국당과 협상으로 민생 법안을 처리할 예정이었다. 이를 위해 여야 3당(민주당·한국당·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간 대화 채널도 열었다. 여야 간 이견이 있는 현안은 논의한 뒤 합의 처리할 방침이었지만, 한국당이 패스트트랙에 오른 정치·사법 개혁 법안 처리에 반발하며 ‘강경 투쟁’에 나서자 민주당이 입장을 바꿨다.

바른미래당·정의당·평화당ㆍ대안신당의 경우, 큰 틀에서 정치·사법 개혁 법안 처리에 동의하고 있어 민주당의 전략 실현 가능성이 상당한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정치개혁 과제인 공직선거법 개정안의 경우, ‘여야 간 합의’ 처리가 관례여서 민주당의 ‘한국당 패싱’ 전략도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3일)까지 시한을 둔 민생 법안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철회와 국회 정상화 요구에 한국당은 끝내 응하지 않았다. 정치는 최소한의 신뢰가 바탕이 돼야 협상도 하고 타협도 하는 것”이라며 “오늘부터 민주당은 한국당을 제외한 다른 야당들과 공식적으로 내년도 예산안·검찰 개혁·공직선거법 (개정안 마련을 위한)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한국당이 이제라도 필리버스터를 완전히 철회하고, 정기국회의 정상적 운영을 약속한다면 다른 야당들과 함께 하는 것을 검토할 것”이라면서도 “대화를 핑계로 시간 끄는 것은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 민주당은 정기국회 내 예산과 민생 법안을 처리하고, 올해가 가기 전 다른 개혁 법안을 통과시키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예산안, 공직선거법, 검찰 개혁법 등을 처리할 시간이 임박했고 민식이법, 유치원법, 청년기본법, 데이터 3법, 소재·부품·장비 산업 발전 특별법, 벤처투자 촉진법 등 수많은 민생·경제 법안도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면서 “(한국당을 제외한 야권 공조) 관련 대책을 지도부 모두가 함께 마련하고, 단호한 대책으로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