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중원 흥국화재 대표이사(왼쪽)의 연임 첫해 실적 관리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그래픽=김상석 기자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권중원 흥국화재 대표이사의 연임 첫해 실적 관리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올 상반기까지 상승세를 이어가던 실적이 올 3분기 들어 급격하게 내려앉았기 때문이다. 업황 부진을 감안하면 어쩔 수 없는 흐름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경영진 입장에선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 불황의 그림자… 흥국화재도 못 피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흥국화재는 올 3분기 별도기준 순이익이 91억원에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9.8% 감소한 규모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123억원으로 62.9% 줄어들었다. 

흥국화재는 올 상반기까지 이익 성장세를 이어간 바 있다. 상반기엔 영업이익(382억원)과 순이익(288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5.4%, 93.9%씩 늘어난 실적을 냈다. 하지만 3분기 들어 그 성장세가 급격하게 꺾였다. 그 결과,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5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감소했다. 누적 순이익은 379억원으로 전년 대비 1% 가량 늘어나는 데 그쳤다.  

물론 이 같은 부진 흐름은 흥국화재만의 일은 아니다. 손보업계는 올해 들어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손보업계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6% 감소했다. 장기·자동차보험 등 보험영업손실이 크게 증가하면서 전체적인 이익이 끌어내린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올 3분기엔 자동차보험 손해율 급등으로 더욱 부진한 회사가 속출했다. 

문제는 앞으로도 업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보험업계는 저성장과 저금리 기조 속에서 성장 둔화를 겪고 있다. 2022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따른 자본 확충 부담도 크다. 

흥국화재도 자본확충 이슈를 대비하느라 비지땀을 흘려왔다. 올 3분기 말 기준 흥국화재의 지급여력(RBC) 비율은 192.3%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말 지급여력(RBC) 비율이 154.7%까지 내려갔던 것과 비교하면 대폭 상승한 수치다. 

RBC 비율은 보험사의 대표적인 재무건전성 지표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에 150% 이상의 RBC 비율을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다만 새 회계기준 도입을 감안하면 150% 이상을 넘기는 것만으로는 안심할 수 없는 수준이다. 

◇ 주가도 시들시들… 1년새 38% ↓

흥국화재는 RBC 비율이 150% 선까지 떨어지자 후순위채 발행 등을 통해 자본을 확충, RBC 비율 개선에 나섰던 바 있다. 그 결과 190% 선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또 다시 수익성이 악화된다면 어렵게 쌓아올린 건전성 지표가 다시 나빠질 수 있다. 지속적인 수익성 확보가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더구나 흥국화재는 주가부진에도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흥국생명 주가는 1년 새 38% 가량 하락한 상태다. 지난해 12월 3일까지만 해도 5,000원을 유지했던 주가는 내리막길을 걷더니 최근엔 3,000원선까지 내려왔다. 유가증권시장에서 흥국화재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8% 내린 3,0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에 시장에선 투심을 회복시키기 위한 주주가치 제고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수장인 권중원 대표이사의 어깨는 무거울 수밖에 없다. 권 대표는 2017년 3월 흥국화재 대표이사에 선임돼 올해 3월 연임에 성공했다. 흥국화재는 CEO 교체가 잦은 곳으로 유명한 곳이었다. 이 같은 인사 전통을 깨고 연임에 성공한 만큼 그의 경영 리더십에 대한 기대감이 적지 않았다. 과연 불황을 딛고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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