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원장이 부인 리설주 여사, 군부인사 등과 함께 백두산 숙영지에서 모닥불을 쬐고 있다. /조선중앙티비 캡쳐
김정은 위원장이 부인 리설주 여사 등과 함께 백두산 숙영지에서 모닥불을 쬐고 있다. /조선중앙티비 캡쳐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북한의 고위인사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연일 강경한 어조로 비판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분명히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농담조로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반발이 거세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내세운 협상시한인 연말이 다가오면서 북한의 조급증이 드러난 것으로 해석했다. 

5일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담화를 통해 “나토수뇌자회의기간에 다시 등장한 대조선무력사용이라는 표현은 국제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며 우려를 키우고 있다”며 “우리가 더욱 더 기분 나쁜 것은 공화국의 최고존엄에 대해 정중성을 잃고 감히 비유법을 망탕 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무력사용발언과 비유호칭이 즉흥적으로 불쑥 튀여나온 실언이였다면 다행이겠지만 의도적으로 우리를 겨냥한 계획된 도발이라면 문제는 달라진다”며 “지금과 같은 위기일발의 시기에 의도적으로 또 다시 대결분위기를 증폭시키는 발언과 표현을 쓴다면 정말로 늙다리의 망녕이 다시 시작된 것으로 진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앞서 3일 박정천 조선인민군 총참모장도 담화를 내고 “미국 대통령이 3일 영국에서 진행된 나토수뇌자회의기간 우리에 대한 재미없는 발언을 하였다는데 대해 전해들었다. 우리 무력의 최고사령관도 이 소식을 매우 불쾌하게 접했다”며 “한가지만 명백히 말해두지만 자국이 보유한 무력을 사용하는 것은 미국만이 가지고 있는 특권이 아니다”고 경고했다.

북한의 이 같은 반응은 연말 협상시한 임박에 따른 압박감이 대외적으로 표현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협상 진전이 어려울 경우를 대비한 일정을 북한 측이 마련해두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이 협상에 응하지 않을 경우, 북미관계가 다시 2018년 이전으로 회귀할 수 있다는 어두운 전망도 내놓는다. 

6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미국 입장에서는 그렇게 세게 이야기한 것이 아닌데 북한이 세게 받아치는 것을 보면 대내적으로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분위기가 긴장이 되는 것 같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매우 초조해 한다는 반증”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연말에 조선노동당 7기 5차 전원회의를 소집해 놨다”며 “2018년 남북정상회담 일주일 전에 조선노동당 7기 3차 전원회의를 열어서 당의 방침으로 핵실험 그만두고 미사일 발사도 안 한다는 것을 결정하고 판문점에 왔었다. 그러니까 이번에 7기 5차 전원회의를 연말에 열게 되면 그때, 2018년 4월 20일 날 결정했던 당의 방침을 뒤집는다는 이야기”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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