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이 창업주부터 이어진 기술경영으로 주목받고 있다. /효성
효성(회장 조현준·사진)이 창업주부터 이어진 기술경영으로 주목받고 있다. /효성

시사위크=최민석 기자  최근 한일 사이에서 벌어진 ‘경제전쟁’으로 핵심소재 및 기술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3대에 걸쳐 기술경영을 이어온 효성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핵심부품소재 분야에서 일본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민간기업의 기술개발 성공을 위해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경영진의 추진력 및 전폭적인 지원이다. 효성은 창업주 고(故) 조홍제 회장에서부터 조석래 명예회장, 조현준 회장에 이르기까지 3대에 걸쳐 원천기술 확보에 대한 집념을 갖고 기술경영을 이어왔다.

고 조홍제 회장은 “몸에 지닌 작은 기술이 천만금의 재산보다 낫다”며 향후 신기술 도입과 공장증설에 제약을 받지 않으려면 독자기술로 공장과 설비를 설계·제작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에 1971년 국내 민간 기업 최초로 부설연구소인 효성기술원을 설립했다.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분야에 역량을 집중해 효성을 세계 초일류기업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던 조석래 회장은 선대 회장의 뜻을 이어받아 기술에 대한 투자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조석래 회장은 화섬섬유 분야 연구개발 중심의 효성기술원에 1978년 중공업 연구소, 1983년 전자연구소, 1986년 강선연구소를 추가로 설립해 연구분야를 전문화시켰다. 오늘날 효성을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등 글로벌 최고 제품과 탄소섬유, TAC필름 등 독자적 기술을 다수 보유한 기업으로 만든 주역이다.

조현준 회장 역시 취임사를 통해 “기술이 자부심인 회사를 만들겠다”고 밝히며 이러한 기술경영이념을 이어받았고, 지난 7월 생산기술센터를 설립했다. 생산기술센터는 섬유, 첨단소재, 화학 부문의 핵심 공정과 설비기술 운영을 총괄하는 조직이다. 주요 공장과 효성기술원의 핵심 기술인력이 협업을 통해 신규 공정을 자체적으로 설계하고 기존 생산 공정도 개선시켜 기술 고도화를 이뤄낸다. 일본 화학기업은 대부분 이러한 독자센터를 갖추고 있지만, 국내기업으로서는 드문 편이다.

한일 경제전쟁 속에서 기업의 수명을 늘리는 것은 끊임없는 기술개발이라는 경영철학을 가진 효성의 행보가 앞으로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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