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영 롯데자산개발 대표이사가 실적 저하로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그래픽=김상석 기자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이광영 롯데자산개발 대표이사의 한숨이 깊어질 모양새다. 2017년부터 시작된 적자 행진이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어서다. 여기에 재무지표가 저하되면서 신용등급에도 적신호가 켜져 그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 

◇ 한기평, 신용등급 전망 하향… 실적 부진에 재무지표 저하 여파 

롯데자산개발은 대형유통시설 개발과 시행사업, 투자, 부동산 컨설팅 사업, 해외개발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는 곳이다. 특히 최근엔 자산관리(PM), 임대관리(LM) 등으로 사업영역을 적극 확장해오고 있다. 주거임대서비스와 공유오피스 시장에 진출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다만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사이, 수익성엔 경고등이 켜진 모습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자산개발은 2017년부터 영업실적이 크게 저하되기 시작했다. 롯데자산개발은 2017년 12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엔 무려 113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지난해 순이익은 7억원으로 전년 동기(67억원) 대비 89% 가량 줄었다. 

올해 상황은 더 나쁘다. 롯데지주의 3분기 경영공시에 따르면 롯데자산개발은 올해 3분기까지 35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신용등급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한국기업평가는 2일 롯데자산개발의 기업신용등급(ICR)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한기평은 신용등급은 BBB+를 유지했지만 등급 전망에 적신호를 켰다. 

최한승 한기평 수석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영업실적이 부진하고 주요 재무지표가 저하됐다”면서 “낮은 영업수익성과 과중한 차입부담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을 반영해 신용등급 전망을 조정했다”고 전했다. 

한기평은 롯데자산개발에 대해 “신규점포인 은평, 수지 개장과 신규사업 런칭 등으로 인건비, 광고선전비 등 부대비용이 증가한 반면 채산성이 우수한 개발사업 관련 PM 용역 수입비중이 축소되면서 2017년 이후 영업적자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차입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것에도 우려를 보냈다. 한기평에 따르면 2016년말 700억원까지 줄어들었던 롯데자산개발의 총차입규모는 신규사업 관련 선투자 부담 확대로 지난 9월말 1,500억원으로 증가했다. 

향후 전망도 녹록지 않다. 최한승 연구원은 “소비패턴 변화로 백화점과 할인점의 집객능력이 저하되고 있어 주력 사업인 임대 사업부문의 실적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기업형 임대주택과 공유오피스 사업에서 성과가 창출되기까진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투자부담과 분양사업 재개에 따른 토지매입 등 선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부창출현금으로 투자 소요를 충당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외부 차입조달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한기평은 영업실적 회복과 재무구조 개선 여부를 모니터링 할 계획이다. 

이에 수장인 이광영 대표이사의 부담도 한층 커진 모습이다. 이 대표는 1985년 롯데백화점에 입사한뒤 1999년 롯데물산 MD, 롯데자산개발 리싱부문장을 거쳐 2017년 롯데자산개발 대표이사에 올랐다. 경영 지휘봉을 잡은 이후,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 존재감을 과시했다. 올 초부터는 롯데물산 대표이사직까지 겸임하며 경영 입지를 확대했다. 다만 수익성과 재무건전성 적신호가 켜지면서 그의 리더십도 시험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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