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쇼핑 1번지 명동이 뷰티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3일 명동 롯데 영플라자에 2호점을 연 세포라(위)와 9월 명동점 가두매장을 연 신세계의 시코르. / 각사
대한민국 쇼핑 1번지 명동이 뷰티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3일 명동 롯데 영플라자에 2호점을 연 세포라(위)와 9월 명동점 가두매장을 연 신세계의 시코르. / 각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H&B스토어의 수성이냐 아니면 뷰티 편집숍의 전성시대냐. 브랜드 인지도와 시장의 조기 안착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는 ‘노른자 땅’ 명동을 두고 한바탕 ‘미(美)’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 K-뷰티 성지에 둥지 튼 글로벌 뷰티 공룡

H&B 절대강자 올리브영과 시코르간 세력 다툼 사이에 글로벌 뷰티 공룡 세포라의 참전이 이뤄졌다. 강남 파르나스몰에 첫 발을 디딘지 한 달여 만인 지난 3일, 세포라는 명동 롯데 영플라자에 2호점을 열고 강북에 입성했다.

세포라는 K-뷰티를 아시아에 선보이고 있는 명동의 상징성에 주목했다. 명동에는 로드숍은 물론 백화점과 면세점까지 다양한 채널이 모여 있다. 집적 효과가 발현되면서 중국과 일본 등 뷰티 제품을 구매하는 외국인 관광객으로 늘 붐빈다. 한국이 국내외 뷰티 트렌드가 교류하는 통로가 되길 기대하는 세포라에게 있어 최적의 지정한적 조건을 갖춘 셈이다.

또 ‘유통의 달인’ 롯데와 파트너십을 맺게 된 것도 명동을 거점으로 삼게 된 배경이다. 후발 주자이자 아직 국내 사정에 밝지 못한 세포라는 이번 2호점 개점으로 든든한 ‘뒷배’를 얻게 됐다. 세포라는 같은 층에 입점해있는 롯데백화점의 뷰티 편집숍 ‘라코’(LACO)와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세포라는 중국과 일본인 관광객이 선호하는 논픽션 향수를 명동점에서만 독점 판매하는 전략도 구사하고 있다.

◇ 명복 가두 진출 시코르, 6개 점포 거느린 올리브영

세포라 관계자는 “명동점은 강남점의 절반 수준 크기이다 보니 취급하는 브랜드가 적은 편이지만, 아시아 관광객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향수를 포함한 타르트, 후다뷰티, 조이바 등 메이크업 브랜드 등을 위주로 편성했다”고 말했다. 다음달 신촌 현대 유플렉스점에 3호점을 준비 중인 세포라는 내년까지 총 7개 매장을 열 예정이다. 2022년까지는 14개 매장을 오픈한다는 게 중장기적 계획이다.

신세계의 신성장동력이 될 시코르는 일찍이 명동에 진출해 적응을 완료했다. 지난 9월 에뛰드하우스, 이니스프리, 아리따움 등 로드샵이 즐비한 명동 CGV 맞은편 옛 레스모아 자리에 28번째 점포를 열었다. 인근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점포를 보유하고 있던 시코르는 브랜드 론칭 3년 만에 명동 한복판 가두상권에 직진출했다. 강남과 명동을 한국 진출 교부보로 삼은 세포라와는 달리 세포라는 수도권과 지방에 주력하는 상반된 점포 개발 전략을 펼치고 있다.

국내외 뷰티 편집숍은 명동에서 H&B 절대강자 올리브영과도 결전을 치러야 한다. 올리브영은 명동 인근에만 6개 점포를 운영 중에 있는데, 특히 명동중앙점은 시코르와의 거리가 불과 100m 남짓하다. 취급하는 제품 구색에 있어 차이를 보이기는 하지만, 코어 타깃층이 겹치고 체험형 공간이라는 점에서 상호 견제가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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