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1월 말 시험발사했다고 밝힌 초대형 방사포. /조선중앙TV 캡쳐
북한이 11월 말 시험발사했다고 밝힌 초대형 방사포. /조선중앙TV 캡쳐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북한 측이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중대한 시험’을 실행해 성공했다고 밝혔다. 서해위성발사장은 북한이 폐쇄하기로 약속했던 평안북도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이다. 연말 데드라인까지 미국이 협상기조를 바꾸지 않자, ICBM 카드를 슬쩍 내보이며 압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8일 북한 국방과학원은 대변인 담화를 통해 “7일 오후 서해위성발사장에서는 대단히 중대한 시험이 진행됐다”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과학원은 중대한 의의를 가지는 이번 시험의 성공적 결과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에 진행한 중대한 시험의 결과는 머지않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략적 지위를 또 한 번 변화시키는 데서 중요한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밝힌 ‘중대한 시험’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험사실을 밝힌 북한 국방과학원이 다름 아닌 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첨단 무기개발을 주관하고 있는 기관이라는 점에서다.

구체적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중대한 시험은 고체추진 연료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고체추진 연료는 액체추진 연료와 비교해 추진력이 강하고, 별도의 연료주입 시간이 필요치 않아 이동식 발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임의의 시각과 지점에서 발사가 가능해, 전략적으로 효용이 크다. 김정은 위원장 등 북한 지도부는 그간 대내외적으로 고체추진 연료 개발에 의지를 보여왔다.

특히 북한의 이번 ‘중대한 시험’이 단순한 엄포는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미국이 컴벳 조인트 등 정찰자산들을 한반도에 집중 배치한 것이 그 방증이다. 북한의 ‘중대한 시험 성공’ 발표 전날인 지난 7일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온 것도 한반도의 엄중한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양 정상은 통화에서 최근 한반도 상황이 엄중하다는 데 인식을 공유하고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조기성과를 달성하기 위해서 대화 모멘텀이 계속 유지되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또한 당분간 한미 정상 간 협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필요할 때마다 언제든지 통화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적으로 북한과 김정은 위원장을 향해 경고음도 내고 있다. 8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이 적대적인 방식으로 행동을 한다면 사실상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라며 “그는 미국 대통령과의 특별한 관계를 무효로 만들고 싶지도, 11월 미 대선에 개입하고 싶지도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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