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할‧직책 등 정해진 것 없어… 업계선 “모험보다 안정 선택”

김주원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이 카카오로 자리를 옮겨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될 증권 사업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뉴시스
김주원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이 카카오로 자리를 옮겨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될 증권 사업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뉴시스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김주원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이 카카오로 자리를 옮긴다. 이에 따라 카카오가 기존에 추진하던 금융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김 부회장은 지난 1985년 동원증권 입사를 시작으로 2001년 동원창업투자 대표이사 사장, 2006년 한국투자파트너스 사장, 2008년 한국투자운용지주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올해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 자리에 올랐다. 사회 첫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최근까지 줄곧 ‘증권맨’이었던 셈이다. 

그는 지난 2016년부터 카카오의 금융자회사 카카오뱅크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며 카카오와의 인연을 쌓아왔다. 카카오뱅크는 한국투자금융지주와 카카오가 함께 설립한 인터넷은행이다. 

김 부회장은 양사의 합작으로 카카오뱅크를 국내 인터넷은행 자리에 올려놓은 실력 있는 인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달에 카카오뱅크의 최대주주가 카카오로 바뀌면서 현재는 의장직을 내려놓은 상태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 공동체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선택하신 것으로 안다”며 “오는 2020년 1월 중으로 카카오 입사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부회장의 카카오 이직은 파격적이지만 내년부터 카카오의 본격적인 증권업 진출이 예상되는 만큼 납득하지 못할 이야기는 아니다. 

당초 카카오는 바로투자증권 인수로 증권업에 진출해 빠른 속도로 몸집이 커지고 있는 핀테크 시장에서 입지를 세울 계획이었다. 그러나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재판이 발목을 잡았다. 증권선물위원회가 카카오페이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항소심 이후로 미루겠다고 하면서 바로투자증권 인수가 올해를 넘길 위기에 놓였던 것. 다행스럽게도 지난달 8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항소8-1부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의장에게 무죄를 선고하면서 증권업 진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업계에서는 김 부회장의 영입을 놓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증권 사업에 뛰어들 카카오가 선택할 수 있는 안정적인 인사였다고 평가한다. 카카오뱅크를 지금의 자리에 올려놓으면서 쌓아온 양측의 신뢰 관계, 평생을 증권맨으로 살아온 김 부회장의 노하우가 더해지면 핀테크뿐만 아니라 금융 사업 전반에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기대도 어느 정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까지 김 부회장이 카카오에서 맡게 될 역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김 부회장은 카카오가 당장의 증권 사업 확장을 위한 인사라기 보다 더 멀리 보고 선택한 사람”이라며 “아직 어떤 역할을 맡을지는 모르지만 카카오가 전개하는 금융사업에서 적재적소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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