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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자사주 소각 카드… 투심 살릴까
KB금융, 자사주 소각 카드… 투심 살릴까
  • 이미정 기자
  • 승인 2019.12.09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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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가 은행지주사 중 처음으로 자사주 소각을 결정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KB금융지주가 은행 지주사로는 처음으로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다. 적극적인 주주가치 제고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이유다. 은행업황에 찬바람이 불면서 은행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자사주 소각 카드가 효과를 낼지 주목되고 있다. 

◇ 은행지주사 최초 자사주 소각 결정

KB금융지주는 지난 6일 이사회를 열고 약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230만3,617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자사주 소각 규모는 총 발행주식수의 0.55%이며, 소각 예정일은 이달 12일이다.

소각 대상 자사주는 KB금융지주가 이미 취득해 보유하고 있는 2,848만주 중 일부다. KB금융지주는 지난 2016년 업계 최초로 자사주를 매입한 이래 현재까지 총 4차례에 걸쳐 약 1조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 바 있다. KB금융은 추가적인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다.  

‘자사주 소각’이란 기업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나 매입한 자사주를 없애는 것을 뜻한다. 이를 통해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수를 줄면 일반 주주의 주식 가치가 올라가는 효과를 낼 수 있다. KB금융지주는 업황 난조 전망으로 은행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될 기미를 보이자 주가 안정화 차원에서 이번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저금리, 저성장 영업환경에서 은행의 성장성 한계 및 수익성 개선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큰 상황인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인 주주환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어 “자본비율 산출 시 보유중인 자사주는 이미 자기자본에서 차감하고 있는 만큼 이번에 자사주 소각이 자본비율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덧붙였다. 

KB금융지주 측은 “앞으로 견고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주주환원 정책을 활용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KB금융지주의 자사주 소각은 국내 은행지주회사 중 최초다. 미국, 호주, 대만 등 글로벌 금융회사들의 경우 자사주 소각이 일반화돼 있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 은행지주사 가운데 사례가 좀체 없었다. 자사주 매입이 이따금씩 이뤄졌을 뿐이었다. 다만 신한금융이 지난달 자회사 오렌지라이프 잔여 지분 매입과정에서 자사주 소각 방침을 밝히면서 변화가 일고 있다. 이번에 KB금융지주의 자사주 계획을 확정함에 따라 이 같은 기조가 금융권에 확산될지 이목을 끌고 있다. 

◇ 증권가 우호적 평가 “진정한 주주환원정책의 시작”

증권가에선 이번 자사주 소각 결정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9일 KB금융에 대해 “주주환원 의지를 보인다”며 목표주가를 5만8,000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투자의견 ‘매수’, 업종 ‘최선호주’로 추천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은경완 연구원은 “압도적인 자본력의 위엄을 보여준 의사결정”이라며 “소각 규모가 아쉬울 수 있으나 신한지주의 오렌지라이프 잔여지분 인수 과정에서 형성된 시장의 관련 기대감을 충족시키기에는 충분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3년전 KB금융이 업계 최초로 자사주를 매입할 때만 해도 시장은 환호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자사주 매입은 주주환원 정책이라기보다 주가 방어를 위한 단기 수급 호재나 자회사 추가 지분 확보용 등으로 평가절하 됐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업종 대표주의 자사주 소각 결정은 주주환원 정책 시행이자 투자심리 환기 및 밸류에이션 재평가 가능성을 열어준 이벤트”라고 분석했다.  

같은 날 하나금융투자도 KB금융의 목표주가를 6만1,500원으로 상향하고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목표주가 상향 배경에 대해 “자사주 소각 결의가 밸류에이션(평가가치) 할인 해소의 단초가 될 것으로 판단해 목표 주가순자산비율(PBR)을 0.6배에서 0.65배로 상향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자사주 소각은 은행 지주사 중 처음”이라며 “진정한 주주친화 정책의 시작점으로 은행주 전반에도 상당한 호재”라고 평가했다. 

이번 결정이 배당 정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됐다. 최 연구원은 “보통주자본비율은 14.4%로 타행대비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에서 이번 자사주 소각이 기말 현금배당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적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KB금융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23% 오른 4만8,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번 주주환원정책이 KB금융은 물론, 은행주 전반의 투심을 회복시키는 효과를 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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