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진칼 지분을 확대하고 있는 반도건설이 향후 한진칼 지분 경쟁에 있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뉴시스
최근 한진칼 지분을 확대하고 있는 반도건설이 향후 한진칼 지분 경쟁에 있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뉴시스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반도건설이 지난 10월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의 4대주주로 ‘깜짝’ 등장한데 이어 추가로 지분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진그룹 오너일가와 사모펀드 간 지분 갈등에 ‘불씨’가 지펴지고 있는 가운데, 반도건설의 지분이 향후 경영권 다툼에 있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진칼은 지난 6일 반도건설 계열사 ㈜대호개발과 ㈜한영개발이 지분 1.22%p를 확대해 총 지분 6.28%를 보유 중이라고 공시했다. 대호개발과 한영개발은 반도건설이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다.

지난 10월 반도건설은 계열사 대호개발, 한영개발, 반도개발 등이 한진칼 지분 5.06%를 보유중이라고 공시하며 4대주주로 ‘깜짝’ 등극한 바 있다. 반도건설은 취득 목적에 대해 ‘단순취득’이라고 밝혔지만, 한진칼이 사모펀드와의 경영권 분쟁을 조짐을 보이고 있는 만큼 지분의 성격에 이목이 쏠렸다.

현재 한진칼의 주요 주주로는 조원태 회장 및 오너일가 지분 24.79%를 비롯해 △KCGI 15.98% △델타항공 10% △반도건설 6.28% △국민연금 4.11% 등이 있다. 이 중 사모펀드 KCGI는 한진칼 지분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오너일가와의 지분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현재 조원태 회장의 우호지분으로는 오너일가 지분 24.79%를 포함해 델타항공 지분 10%가 꼽힌다. 델타항공이 대한항공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소액주주들의 지원이 더해질 경우 오너일가 우호 지분은 40%를 웃돌 전망이다.

하지만 반도건설의 지분 성격에 따라 향후 판도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KCGI가 반도건설과 손을 잡는다면 지분율은 단숨에 20% 이상으로 오른다. 여기에 국민연금의 행보에 따라 KCGI의 우호지분은 26.37%까지 오를 수 있다.

반면 반도건설이 한진칼에 ‘백기사’ 역할을 한다면 KCGI 입장에서는 다소 힘이 빠지는 상황이 연출된다. 우호지분으로 여겨지는 델타항공 지분과 소액주주의 지원, 여기에 반도건설의 6.28%가 더해지면 오너일가 우호지분이 50%를 넘어설 수도 있어서다.

반도건설은 10월에 이어 이번 지분 취득에 대해서도 ‘단순취득’이라고 공시한 상황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내년 3월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조원태 회장의 재선임 안건과 관련해 반도건설의 지분이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반도건설 계열사 등과 델타항공 또한 지분 취득 목적을 단순 취득이라고 공시했지만, 내년 주주총회에서 한진그룹과 KCGI의 표대결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중요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반도건설 관계자는 “현재 지분 취득의 목적은 공시한대로 단순 투자 목적이 맞다”며 “아직 지분의 방향성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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