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최고의 라이징스타로 꼽히는 배우 이재욱. /VAST
2019년 최고의 라이징스타로 꼽히는 배우 이재욱. /VAST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첫 데뷔작부터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더니, 빠른 차기작 행보로 ‘라이징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안정적인 연기력에 선역과 악역을 넘나드는 폭넓은 스펙트럼,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는 캐릭터 소화력까지 무엇 하나 부족함이 없다. 신예 이재욱이 데뷔 1년 만에 대중을 사로잡은 비결이다.

이재욱은 지난 1월 종영한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연출 안길호, 극본 송재정)으로 데뷔했다. 극 중 해커 마르꼬 한 역을 맡은 그는 게임 버그를 유발하는 마르꼬의 파격적인 외형부터 섬뜩한 눈빛 연기까지 완벽 소화하며 단숨에 주목을 받았다.

차기작에서는 전혀 다른 얼굴로 시청자와 만났다. tvN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연출 정지현·권영일, 극본 권도은)에서 무명배우 설지환으로 분해 엉뚱하면서도 한없이 순수하고 솔직한 지환의 매력을 200% 소화하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특히 차현(이다희 분)과의 달달한 로맨스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지난 9월에는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감독 곽경택·김태훈)로 성공적인 스크린 데뷔까지 이뤘다. 극 중 이재욱은 학도병 중 가장 뛰어난 사격 실력을 갖춘 이개태로 분해 남다른 존재감으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지난달 호평 속에 종영한 MBC ‘어쩌다 발견한 하루’(연출 김상협·김상우, 극본 송하영·인지혜) 속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스리고등학교 서열 3위이자 은단오(김혜윤 분)의 약혼자 백경 역을 맡은 그는 겉은 차갑지만 내면엔 상처를 간직한 인물을 입체적으로 완성, 시청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어쩌다 발견한 하루’ 종영 전 차기작도 이미 확정돼, 현재 촬영 중이다. 내년 방영 예정인 종합편성채널 JTBC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연출 한지승, 극본 한가람)로 ‘열일’ 행보를 이어간다.

대세 이재욱을 만났다. /시사위크
대세 이재욱을 만났다. /시사위크

데뷔 후 1년 동안 쉼 없이 달려온 이재욱을 만났다. 1년에 네 작품, 365일 내내 촬영을 했다는 그는 “정말 감사한 한해였지만, 그만큼 아쉬움도 남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 아쉬움으로 2020년을 만들어가지 않을까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재욱의 오늘보다 내일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어쩌다 발견한 하루’가 호평 속에 종영했다. 기분이 어떤가.
“끝난 지 일주일이 넘었는데, 다들 너무 보고 싶다. 또래 배우들과 함께 해서 얘기하는 시간도 많았다. 재밌고 즐겁게 지내면서 작업했던 현장이었다. 또 팬분들과 시청자분들에게 많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좋았다.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작품이 될 것 같다.”

-백경은 어떤 인물이었나.
“처음 봤을 땐 너무 거칠었다. 너무 강한 캐릭터라 감독님과 상의를 많이 했다. 그런데 능소화 파트에서 백경이 악역이었기 때문에, 그 설정과 성격을 갖고 올라왔어야 했다. 그래서 초반에는 어쩔 수 없이 강한 모습이 보여야 했고, 그래서 더 세게 표현한 것도 있다. 톤 조절이 중요했다. 이 정도까지 가도 되나 하는 것들이 많았는데, 단오(김혜윤 분)와 하루(로운 분)가 지지 않고 잘 받아줘서 자연스럽게 잘 넘어간 것 같다. 또 이후 백경의 서사가 풀리기 시작하면서, 시청자들이 백경의 사정을 이해하고 안쓰럽게 봐주셨던 게 아닌가 싶다.”

-만화 비밀 속 백경과 쉐도우에서의 백경, 과거 능소화(사극) 파트까지. 1인 3역에 가까운 연기를 해야 했다. 어땠나. 
“맞다. 그래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이기도 하다. 사극도 준비 기간이 너무 짧았고, 쉐도우 스테이지에서도 디테일한 장면을 보여드렸어야 했다.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을 많이 했었고, 아직까지도 (고민이) 남아있는 상태다. 앞으로 살면서 백경 같은 캐릭터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싶다. 그래서 더 아쉬움이 남는다.”

-백경이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다. 기억에 남는 칭찬이나 평가가 있다면.
“제일 기억에 남는 건 백경의 미간에 끼고 싶다는 댓글이다. 하하. 가장 기분이 좋았던 댓글은 15부에서 백경에게 공감해서 펑펑 울었다는 댓글. 백경을 연기하면서 가장 보여드리고 싶었던 부분이 백경이 얼마나 아픈 아인지, 열여덟 살의 아이가 감당하기에 얼마나 힘든 설정값을 갖고 있는지였다. 그런데 나조차 백경에 대해 완전히 공감을 하지 못했다. 워낙 비극적이고 힘든 캐릭터였기 때문이다. 조금이나마 백경이라는 아이에 대해 설명하고 싶었는데, 그렇게 봐주셨다는 분이 있었다는 것에 감사했고, 흥분으로 다가왔다.”

-‘어쩌다 발견한 하루’를 통해 배운 게 있다면.
“한계점을 많이 만났다. ‘검블유’와 한 달 정도 촬영이 겹쳤었다. 시간 분배를 50대50으로 했어야 했는데, 그래서 놓치고 가는 부분이 굉장히 많았다. 작품 분석이나 캐릭터 라이징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된 작업이었다. 또 단체로 나오는 신들이 많았는데 누구 한 명 빠짐없이 최선을 다해 연기를 해서 감탄했다. 이렇게 해야 장면이 정말 예쁘고 재밌게 나온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어쩌다 발견한 하루’로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재욱. /MBC ‘어쩌다 발견한 하루’
‘어쩌다 발견한 하루’로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재욱. /MBC ‘어쩌다 발견한 하루’

-선역부터 악역, 10대부터 30대까지 폭넓은 캐릭터 소화할 수 있는 점이 배우로서 큰 강점인 것 같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배우로서 이재욱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아직까지는 부족한 모습밖에 안 보인다. 강점이라고 할 건 없는 것 같다. 그냥 운 좋게 한 작품 한 작품 다른 캐릭터를 보여드리게 됐다. 시청자들이 그런 갭 차이를 좋게 봐주신 게 아닌가 싶다.”

-캐릭터 변신에 대한 부담도 있을 것 같다.
“그런 부담이 안 생긴다고 하면 거짓말인 것 같다. 하지만 거기에만 너무 신경을 쓰다보면 제가 갖고 가는 마인드 자체가 무너질 것 같더라. 부담감도 없지 않아 있지만, 어떻게 됐든 제 식으로 풀어내려고 한다.”

-어떤 ‘마인드’를 갖고 가려고 하나.
“일단 캐릭터가 중요하다. 캐릭터만 생각하고 캐릭터만 연기하는 거다. 이 신, 그리고 이 작품에 필요한 연기를 해야 하고, 작품에서 필요한 인물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좋게 보이기 위해 작품에서 벗어난 인물이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연기를 시작한 특별한 계기가 없었다고.
“그렇다. 그냥 배우고 싶고, 도전해보고 싶었던 직업이었다. 단순히 호기심에 시작한 거였는데, 나도 모르게 빠져있더라. 장면을 보면 궁금해서 희곡을 읽게 되고, 연기가 궁금해서 서적을 읽고 있는 내 모습이 나도 신기하더라. 그 시기에 (연기) 학원에 들어간 것도 그렇고, 입시 때 예비 1번을 받았는데 떨어져서 재수를 하고, 이후 정말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게 된 것도 지금 생각하면 신기하다. 운이 좋았다.”

-연기의 매력은 뭔가.
“이론적으로만 접근하자면, 다른 사람의 인생을 계속해서 산다는 것. 본업은 배우지만, 배우로서 해야 할 직업들이 너무 많다. 해내야 할 것도 많고. 그래서 만족할 수 없는 것 같고, 매력이 있는 직업인 것 같다. 또 알면 알수록 제 자신이 초라해지는 직업이기도 하다. 계속해서 스스로 보고 느끼고 있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배우 이재욱. /시사위크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배우 이재욱. /시사위크

-사람 이재욱에 대해서도 궁금하다. 이재욱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삶을 살고 있나.
“이재욱이라는 사람은 배우라는 직업을 만나기 전까지 아무것도 모르는 학생이었다. 물 흐르듯 하루하루 보내던 학생이 정말 좋은 직업을 찾아 열심히 하고 있는 상태다. 그리고 굉장히 밝고 긍정적인 성격이다. 캐릭터들에 이입해서 보는 분들도 잇겠지만, 밝고 긍정적인 사람이라는 것도 알아주시면 좋겠다.”

-데뷔 후 지금까지 쉼 없이 달려왔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자면. 
“제 이름이 화제성에 오르고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을 때 되게 묘했다. 1위를 한 것도 아니고, 높은 순위까지 올랐던 것도 아니지만 정말 묘하더라. 잠도 못자면서 촬영을 했었는데, 그 하나로 회복된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팬들의 사랑에 감격한 순간도 정말 많다. 매 순간 그랬다. 현장에서 체력적인 부분이나 정신적으로 힘든 것이 팬들 때문에 회복이 되고, 힘을 얻는다.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앞으로의 계획은.
“사실 지금까지 계획대로 한 게 없다. 연극이 좋아서 학교에 입학을 했고, 2학년 끝나고 군대 다녀와서 졸업하고 대학로에 가서 연극과 뮤지컬을 하려고 했는데, 1학년 1학기 만에 바로 캐스팅이 돼서 일을 시작하게 됐다. 계획대로 살고 있는 삶은 아니지만, 너무 재밌고 신기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렇게 계속해서 새로운 상황들을 만나려고 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2019년은 정말 감사한 해였고, 많은 모습을 보여줬던 시간이었다. 하지만 또 그만큼의 아쉬움이 남았고, 그 아쉬움으로 2020년을 만들어가지 않을까 싶다. ‘어쩌다 발견한 하루’를 시청해주셔서 감사했다. 다음 작품에서는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유쾌하고 재밌는 캐릭터로 찾아뵐 거다. 더 성장하고, 경험을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다양한 이재욱의 모습을 보여드릴 거니까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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