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정기국회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 처리가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여야 간 예산안 처리 방법을 두고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예산안 논의에 앞서 기념촬영하는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3당 원내교섭단체 대표들 모습. / 뉴시스
20대 국회 정기국회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 처리가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여야 간 예산안 처리 방법을 두고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예산안 논의에 앞서 기념촬영하는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3당 원내교섭단체 대표들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20대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10일, 여야는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두고 ‘막판 협상’에 나섰다. 이인영 민주당·심재철 한국당·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문희상 국회의장과 정부 예산안 처리 방안을 두고 협상 중이다.

다만 여야 간 예산안 처리 방안에 대한 입장 차로 결론 없이 협상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바른미래당 간사인 지상욱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예산안 처리를 위한 여야 3당 간) 논의는 끝나지 않았다. 무엇이 문제인지 말씀드리기 힘들지만, (입장차를) 좁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들이 ‘오늘 중에 예산안 수정안을 본회의에 올릴 수 있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제가 잘못 말하면 논의가 잘못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해서 양해하고 협조해달라”면서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여전히 예산안 처리 방안을 두고 여야 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는 상황이다.

◇ 민주당, ‘강행 처리 후폭풍’ 고심

문제는 협상이 결렬될 경우다. 민주당은 이미 계획을 마련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 동의 없는’ 예산안 처리 가능성을 시사했다. 민주당이 한국당은 외면하고, 다른 야당과 본회의에서 예산안 표결을 한다는 것이다.

앞서 민주당은 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가칭)이 참여한 ‘4+1 협의체’에서 예산안 협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한국당은 4+1 협의체에서 논의한 예산안을 두고 ‘위법’이라며 인정하지 않았다. ‘관례에 따라’ 원내교섭단체인 여야 3당(민주당·한국당·바른미래당)에서 논의한 예산안만 통과시킬 수 있다는 게 한국당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정기국회 내 예산안 처리’를 위해 국회 본회의장에 대기 중이다. 사실상 여야 3당 간 예산안 협상이 최종 결렬된 뒤 ‘4+1 협의체가 마련한 수정안'을 본회의에 올리겠다는 의지로 비치는 대목이다. 만약 민주당이 ‘예산안 강행 처리’에 나설 경우 한국당과 충돌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한국당은 민주당에서 ‘예산안 강행 처리’를 할 경우, 국회법에 따라 예산안과 관련 부수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할 수 없어 별도의 방안 마련에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 3당 간 협상이 진행 중이어서 ‘한국당 동의 없는’ 예산안 본회의 표결은 어렵다는 전망도 있다.

만약 민주당이 ‘4+1 협의체 예산안 수정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할 경우 향후 여야 대치가 길어질 수 있다. 특히 민주당에서 강조하는 패스트트랙에 오른 정치·사법 개혁 법안 처리도 한국당 반대로 무산될 수 있다. 이외에도 ‘강행 처리’ 후폭풍으로 민주당이 여론의 반발에 직면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민주당 역시 한국당·바른미래당과 예산안 협상을 계속 이어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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