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의원들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2020년 예산안 통과 반대를 외치며 문희상 의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뉴시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2020년 예산안 통과 반대를 외치며 문희상 의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 당권파·정의당·민주평화당과 대안신당이 구성한 이른바 '4+1 협의체'에서 만든 내년도 예산안 수정안 512조 3,000억원이 1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는 정부안 대비 1조2,000억원 감액된 것이나, 올해 본예산 469조 6,000억원을 놓고 비교하면 무려 42조 7,000억원 증가한 것이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비당권파는 이를 '날치기'로 규정하고 강력 반발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날 저녁 8시 30분경 본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예산안 수정안을 상정했다. 한국당을 제외한 재석의원 162명 중 찬성 156명·반대 3명·기권 3명으로 가결됐다.

한국당이 499조 규모로 감액하는 수정안을 제출했지만 문 의장에 의해 표결에 오르지도 못했다.

이에 이만희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불법 예산안 날치기 강행 처리라는 문재인 정권의 비상식적이고 몰염치한 폭거는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씻을 수 없는 치욕으로 헌정사에 남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비당권파도 거들었다.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이 주도하고 이중대 세력이 합작한 불법협의체에서 마련한 짬짜미 예산이 날치기 통과됐다"고 지적했다.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당권파 측은 우여곡절 끝에 예산안을 통과하게 된 점을 평가하면서,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여야 갈등을 일으킨 데 대한 책임은 한국당에 있다고 강조했다.

정춘숙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의 삶과 민생을 책임질 내년 예산을 정기국회 내에 처리해 다행"이라며 "한국당과 끝내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4+1 협의체 수정안이 통과돼 안타깝지만, 작금의 상황을 초래한 것은 예산안을 패스트트랙 법안에 대한 협상 도구로 삼은 한국당"이라고 전했다.

바른미래당 당권파 측 최도자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부끄러운 20대 국회의 마지막 예산 통과 과정은 국민을 위한 고육지책이었다"며 "한국당은 이제라도 법안들을 진지하게 논의할 수 있도록 대화에 나서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제1야당인 한국당 등이 사실상 배제된 채로 내년도 예산안 처리가 이뤄지면서, 극심한 여야 갈등은 연말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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