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노동자 “노조와 합의 없는 인위적 구조조정 안 돼”
HDC현대산업개발, 에어부산 거느리기 위한 3가지 방법

HDC현대산업개발이 국내 2위 항공사 아시아나항공을 품게 됐다./그래픽=김상석 기자
아시아나항공 주식매매계약 예정일까지 하루만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나항공과 원·하청 노동자들고용보장, 에어부산 인수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래픽=김상석 기자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아시아나항공 주식매매계약 예정일이 단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아시아나항공과 원·하청 노동자들은 주식매매계약이 다가올수록 걱정이 늘어간다.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 협력업체 노동자 전원의 고용보장과 에어부산을 비롯한 협력업체 분할매각 등 논란을 매듭짓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아시아나항공 매각 대응 대책 회의와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는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고용보장과 분할매각 금지를 요구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HDC현대산업개발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오는 12일 진행하는 배타적 협상을 앞두고 혹시나 모를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에 노동자들이 직접 거리로 나선 것이다. 이들은 현재 아시아나항공 매각 과정에서 고용이 승계되지 않을 수 있는 가능성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원·하청 노동자들은 이 자리에서 “원·하청노동자들의 고용안정은 기본이고, 외주화와 분할로 인해 2,000여명의 하청노동자가 금호문화재단에 남아 각기 찢어져 일하는 기형적 고용구조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용관계를 승계해 고용을 보장하고 노조와의 합의 없는 인위적 구조조정은 안된다는 것이 골자로, 아시아나항공 노동자들이 고용불안에 떨지 않고 일할 여건을 마련해 달라는 얘기다.

산업은행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이들은 산업은행이 매각 채권단 대표(주채권은행)임에도 감시와 견제는 커녕 묵인과 방조로 사태를 키웠다고 지적하고, 매각 과정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책임을 다할 것을 촉구했다.

노동자들은 “고용구조와 노사관계 정상화는 항공안전과 온전한 서비스를 위한 필수조건”이라며 “아시아나항공 정상화를 위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어부산이 새해 시작과 함께 논란에 휩싸였다. /에어부산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경우 에어부산은 지주사 HDC의 증손회사가 된다. 이 경우 자회사가 증손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하지 않을 시 2년 내 매각절차를 밟아야 해 에어부산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에어부산

에어부산 분할매각에 대해서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논란이 이는 것은 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과 나머지 자회사들을 ‘패키지’로 팔겠다”는 원칙을 세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지분상태 그대로 HDC현대산업개발에 인수될 시 문제가 발생한다.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로, HDC현대산업개발에 인수될 시 지주사인 HDC의 증손회사가 된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지주사가 증손회사를 거느리기 위해선 손자회사가 증손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시 2년 내 처분해야 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자회사 에어서울 지분에 대해선 100% 보유하고 있지만, 에어부산은 그렇지 않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의 지분 44%를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 56%는 부산시·부산은행·넥센·부산롯데호텔 등이 쥐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에어부산을 보유하기 위해선 56% 지분을 전부 사들여야한다.

지분을 사들이는 방법 외에는 에어부산을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의 자회사로 격상시키거나,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을 합병하면 된다. 부산 지역사회에서는 에어부산을 아시아나항공과 별도로 분리해 HDC현대산업개발이 자회사로 운영하길 원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산업은행의 ‘패키지 매각’ 조건에 HDC현대산업개발은 어찌됐든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에어서울 등 자회사를 통으로 인수해야 한다. 이후 HDC현대산업개발 내에서 에어부산의 거취에 대해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에어부산이 재매각 될 경우 아시아나항공 입찰에 HDC현대산업개발과 끝까지 경쟁하던 애경(제주항공)이 다시 관심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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