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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자의 줌인
‘VIP’, 고급스러움으로 포장한 막장드라마
2019. 12. 11 by 이민지 기자 sisaweek@daum.net
SBS 월화드라마 'VIP'가 적지 않은 시청자들의 불편감을 자아내고 있다. / SBS 제공
SBS 월화드라마 'VIP'가 적지 않은 시청자들의 불편감을 자아내고 있다. / SBS 제공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SBS 월화드라마 ‘VIP’가 시청률 10%대를 돌파, 높은 화제성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적지 않은 시청자들의 불편감을 호소하고 있다. 왜일까.

지난 10월 28일 첫 방송된 ‘VIP’는 백화점 상위 1% VIP 고객을 관리하는 전담팀 사람들의 비밀스러운 프라이빗 오피스 멜로를 다룬 작품이다. ‘VIP’는 첫 방송 시청률 6.8%(닐슨코리아 기준)로 시작해 최근 방송분(12월 10일) 시청률 13.2%를 기록했다. 줄곧 시청률 상승세를 놓치고 있지 않은 'VIP'다.

'VIP‘는 높아지는 화제성만큼이나 부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추세다. 불편감을 호소하는 시청자들은 점점 늘어가는 모양새다.

시청자들의 추리력을 자극하는 소재로 극초반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불러모았던 SBS 월화드라마 'VIP' /  SBS 'VIP' 방송화면 캡처
시청자들의 추리력을 자극하는 소재로 극초반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불러모았던 SBS 월화드라마 'VIP' / SBS 'VIP' 방송화면 캡처

극초반 'VIP‘는 백화점 VIP 전담팀이라는 신선한 소재와 남편의 불륜녀 찾기라는 추리적 요소를 쫀쫀한 스토리로 풀어내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또한 누가 보냈는지 모를 문자메시지로부터 남편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됐다는 점과 같은 사무실에 남편의 내연녀가 있다는 드라마의 설정은 궁금증을 배가시키며 시청자들을 브라운관을 끌어당겼다.

이에 극중반까지 'VIP‘ 본 시청자 반응에는 “누가 문자 메시지를 보냈을까?” “내연녀는 누구지?”라는 질문이 쇄도했다. 'VIP’가 극중반까지 시청률 상승세를 이어올 수 있었던 비결이다.

하지만 ‘내연녀 찾기’에만 너무 중점을 둔 탓일까. ‘VIP’는 초반의 쫀쫀했던 스토리를 잃고 내연녀 찾기에만 맴도는 답답한 전개로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자아냈다. 물론 배우들의 연기에는 흠잡을 곳이 없다.

장나라는 VIP 전담팀 차장이자 남편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되는 ‘나정선’ 역을 섬세한 감정선으로 녹여내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끈다. 이상윤은 VIP 전담팀 팀장이자 ‘나정선’의 남편 ‘박성준’ 역을 맡아 장나라와 불안한 관계를 전반적으로 훌륭하게 그려나가고 있다. 또한 VIP 전담팀 멤버 이청아(‘이현아’ 역), 곽선영(‘송미나’ 역), 표예진(‘온유리’ 역) 등은 캐릭터와 제격인 연기로 제 몫을 톡톡히 해낸다. 다만 힘을 잃은 스토리가 초반만큼의 배우들의 연기를 살려내지 못한다는 평이다.

장혁진이 일방적으로 곽선영의 단추를 푸는 모습을 담아낸 'VIP' / SBS 월화드라마 'VIP' 방송화면 캡처
장혁진이 일방적으로 곽선영의 단추를 푸는 모습을 담아낸 'VIP' / SBS 월화드라마 'VIP' 방송화면 캡처

무엇보다도 'VIP‘는 불륜이라는, 시청자들이 자극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소재에 선정적인 장면들을 첨가하며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지난 10일 방송된 'VIP’에서는 장혁진(‘배도일’ 역)이 강제로 이청아 상의 단추를 한 손으로 푸는 장면, 치마 속으로 손을 집어넣는 장면이 담겼다. 또한 9일 방송분에서도 장혁진이 일방적으로 곽선영의 셔츠를 푸는 장면이 방영됐다. 상위 1%만 대하는 ‘VIP 전담팀’이란 소재가 가진 특별함은 점차 옅어지고 선정성만 짙어져 가고 있는 'VIP‘다. 자극적인 소재로 ’막장 드라마‘란 평을 얻었던 SBS ’황후의 품격‘과 비교해도 절대 뒤지지 않는다.

이쯤 되다보니 'VIP‘ 공식 홈페이지에는 “드라마 제목을 바꿔야겠다” “도를 넘는 드라마” “지금 시대에 룸살롱에서 여자 끼고 주정부리는 장면을 넣는 게 정상인가요?” 등 시청자들의 불만 섞인 반응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VIP란 단어가 주는 이미지와는 정반대의 자극적인 스토리로 'VIP‘는 화제몰이에 성공한 모습이다. 하지만 이렇게 얻은 화제성이 방송이 끝날 때까지 이어져갈 수 있을 지는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