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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A한국협회 “재벌가 경영권 승계 문제, 거버넌스 취약 요인”
CFA한국협회 “재벌가 경영권 승계 문제, 거버넌스 취약 요인”
  • 이미정 기자
  • 승인 2019.12.1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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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A한국협회, 국내 첫 ‘기업 거버넌스 매뉴얼’ 발간
박천웅 CFA한국협회 회장은 11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상장회사의 기업 거버넌스 투자자 매뉴얼’의 한국어판 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CFA한국협회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경영권 승계와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한국은 거버넌스 취약 국가를 벗어나긴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박천웅 CFA(국제재무분석사)한국협회 회장은 11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상장회사의 기업 거버넌스 투자자 매뉴얼’의 한국어판 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한국이 글로벌 투자시장에서 거버넌스(지배구조) 취약 국가로 평가되는 배경에 재벌 일가의 경영권 승계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협회장은 “상장기업을 영어로 listed company(상장기업)라고도 하지만, public company(공개기업)라는 표현도 쓴다”며 “그만큼 상장사는 공적인 기업이 돼 있는 것이다. 이런 공적인 기업의 경영권이 세습이 되는 것은 대단히 이상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또 기업들의 생존과 경쟁력 강화에 부자세습이 도움이 될지 의문을 제기했다. 

CFA한국협회 측은 한국 기업의 취약한 거버넌스가 국내 자본시장의 코리아디스카운트(저평가)를 일으키는 핵심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거버넌스는 기업 조직 내 경영진, 이사회, 지배주주, 소액주주 등의 권리, 역할, 책임에 관한 내부통제 및 절차 체계를 뜻하는 의미다. 통상 지배구조로 번역되는 용어이지만 협회는 본질적인 의미로 개념을 소개하기 위해 해당 표현을 그대로 사용키로 했다.   

이날 간담회에선 박 협회장을 비롯해 장항진 부회장, 김봉기 대표 등도 참석해 국내 기업의 거버넌스 문제에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장항진 CFA한국협회 부회장은 “우리나라는 ‘재벌’이라는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형태의 기업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수준의 거버넌스 체계를 갖추려면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CFA한국협회에서 기업 거버넌스 워킹 그룹장을 맡고 있는 김봉기 대표는 “한국 기업의 거버넌스 수준이 아시아 12개국 중 9위(ACGA 조사)로 낮은 실정”이라며 “기업 거버넌스를 개선하려면 기업, 투자자, 정부 당국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번에 발간한 ‘상장회사의 기업 거버넌스 투자자 매뉴얼’이 국내 기업 거버넌스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했다. 이날 CFA한국협회는 ‘상장회사의 기업 거버넌스 투자자 매뉴얼’ 한국판을 공개했다.

해당 기업 거버넌스 매뉴얼에는 기업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한 거버넌스 이슈와 위험성 등 투자 시 고려해야 할 요인을 비롯해 글로벌 거버넌스 모범 규준, 각국의 거버넌스 사례가 담겨 있다.  

글로벌 비영리단체 CFA Institute는 2005년 ‘상장회사의 기업 거버넌스 투자자 매뉴얼’을 처음 발간했다. 이후 2009년 2판에 이어 지난해 3판이 발간됐다. CFA한국협회는 CFA Institute가 발간한 3판을 이번에 한글 버전으로 처음 선보였다.  

박 협회장은 “기업 거버넌스 매뉴얼을 통해 투자자를 비롯해 애널리스트나 펀드 매니저 등 전문투자자에게는 기업 거버넌스를 평가하고 분석하는 가이드라인이자, 규제당국자, 연구자 입장에서는 국내 기업 거버넌스 규준 개정과 법령 개정에도 참고할 수 있는 지침서로서의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CFA한국협회는 2017년부터 협회 내 기업 거버넌스 워킹 그룹을 구성해 국내 기업의 거버넌스 연구 및 개선 활동을 해오고 있다. 이날 CFA한국협회 측은 “다양한 이해 관계자가 ‘기업 거버넌스 매뉴얼’을 활용해 국내 기업 거버넌스를 개선해 나갈 수 있도록 정부관계자, 금융당국, 학교 및 연구 단체 등과 계속해서 협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