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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짜리 시청률①] 지상파 vs 비지상파, 무너진 경계
2019. 12. 13 by 이영실 기자 swyeong1204@sisaweek.com

시청률은 프로그램의 ‘흥망’을 판단하는 중요한 지표로 자리해왔다. 그러나 플랫폼의 발달로 인한 방송 시청 행태의 다변화를 포괄하는 정확한 수치를 제시하는 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상파와 비지상파의 경계가 무너지고, 전 채널이 경쟁 시대에 돌입했지만 이들의 우위를 가릴 명확한 평가 기준도 되지 못한다. 시청률을 대신할 지표는 없을까. [편집자주]

지상파와 비지상파의 경계가 완전히 무너지고 전 채널이 경쟁시대에 돌입했다. /그래픽=김상석 기자
지상파와 비지상파의 경계가 완전히 무너지고 전 채널이 경쟁시대에 돌입했다. /그래픽=김상석 기자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9년 전 케이블채널 Mnet 오디션프로그램 ‘슈퍼스타K 2’가 케이블 사상 처음으로 10% 시청률을 돌파해 화제를 모았다. 2010년 9월 3일 방송된 7회에서 10.1%의 시청률을 기록한 ‘슈퍼스타K 2’는 같은 해 10월 22일 마지막 방송이 18.1%까지 치솟았다.

당시만 해도 잘해야 2~3%대 시청률에 머물렀던 케이블채널 프로그램에서 ‘슈퍼스타K 2’가 작성한 기록은 케이블채널 출범 15년 만의 최고 기록이자, 지상파 위주였던 미디어 시장을 뒤엎는 ‘최대 사건’이었다.

이후 2011년 종합편성채널(JTBC·TV조선·채널A·MBN)이 출범하고, 케이블 채널과 함께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면서, 지상파와 비지상파의 경계가 완전히 무너지고 전 채널이 본격 경쟁시대에 돌입했다.

이제 비지상파에서 10%가 넘는 프로그램을 쉽게 찾을 수 있고, 20%가 넘는 드라마도 나왔다. 반면 한때 ‘드라마 왕국’으로 군림했던 지상파는 10%만 넘어도 ‘평타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방송된 드라마 시청률만 봐도 더 이상 지상파와 비지상파의 우위를 가리기 힘든 상황임을 알 수 있다. /그래픽=김상석 기자
최근 방송된 드라마 시청률만 봐도 더 이상 지상파와 비지상파의 우위를 가리기 힘든 상황임을 알 수 있다. /그래픽=김상석 기자

최근 방송된 드라마 시청률만 봐도 더 이상 지상파와 비지상파의 우위를 가리기 힘든 상황임을 알 수 있다.

올해 초 종영한 작품부터 최근까지 방송되고 있는 지상파 3사(KBS·SBS·MBC) 드라마(일일·주말연속극 제외)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작품은 23.8%(이하 지상파 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KBS 2TV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9월18일~11월21일)이다.

반면 비지상파(종합편성채널·케이블채널)는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2018년11월23일~2019년2월1일)이 23.8%(이하 비지상파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로 가장 높은 시청률을 보였다. 단순히 ‘숫자’만 비교하자면, 지상파와 같다.

최저 시청률도 큰 차이가 없다. 지상파 드라마는 MBC 수목드라마 ‘봄이 오나 봄’(1월23일~3월21일)이 1.5%, KBS 2TV 월화드라마 ‘너의 노래를 들려줘’(8월5일~9월24일)가 2.2%, SBS 수목드라마 ‘절대그이’(5월15일~7월11일)가 1.5%에 머물렀다. 비지상파는 tvN 수목드라마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7월31일~9월19일)가 0.9%에 그쳤고, JTBC 금토드라마 ‘멜로가 체질’(8월9일~9월28일)이 1.0%로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다.

10%대 시청률을 기록한 지상파·비지상파 드라마. /그래픽=김상석 기자
10%대 시청률을 기록한 지상파·비지상파 드라마. /그래픽=김상석 기자

소위 ‘중박’ 이상을 터트린 드라마의 성적도 비슷하다. MBC는 ‘나쁜형사’(2018년12월3~2019년1월29일)가 10.6%를 기록한 데 이어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4월8일~5월28일/8.7%), ‘봄밤’(5월22일~7월11일/9.5%), ‘검범남녀 시즌2’(6월3일~7월29일/9.9%)가 10%에 근접한 시청률을 보였다.

KBS 2TV는 ‘왜그래 풍상씨’(1월9일~3월14일)가 22.7%, ‘닥터 프리즈너’(3월20일~5월15일)가 15.8%를 기록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고, 그 밖에 ‘동네변호사 조들호2:죄와 벌’(1월7일~3월26일/9.3%), ‘국민 여러분’(4월1일~5월28일/8.4%), ‘단 하나의 사랑’(5월22일~7월11일/9.4%), ‘조선로코-녹두전’(9월30일~11월26일/8.3%)이 무난한 성적표를 받았다.

SBS는 ‘열혈사제’(2월15일~4월20일/22%)와 ‘황후의 품격’(2018년11월21일~2019년2월21일/17.9%)로 대박을 쳤고, ‘복수가 돌아왔다’(2018년12월10일~2019년2월3일/8.1%), ‘해치’(2월11일~4월30일/8.4%), ‘녹두꽃’(4월26일~7월13일/8.1%), ‘의사요한’(7월19일~9월7일/12.3%), ‘배가본드’(9월20일~11월23일/13%), VIP(10월28일~/13.2%) 등이 체면치레를 했다.

tvN은 ‘남자친구’(2018년11월28일~2019년1월24일/10.3%),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2018년12월1일~2019년1월20일/10%), ‘왕이 된 남자’(1월7일~3월4일/10.9%), ‘호텔 델루나’(7월13일~9월1일/12%) 등이 1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청자 공략에 성공했다. JTBC는 ‘눈이 부시게’(2월11일~3월19일)가 9.7%로 1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보였다.

문제는 지상파와 비지상파의 시청률을 단순 수치로만 직접 비교할 수 없다는 점이다. 산출 조건이 다르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상파와 비지상파의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고 있는데, 시청률은 변화된 환경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새로운 평가 기준이 도입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