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엽 창당준비위원장을 비롯한 참석의원들이 지난 11월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안신당 발기인대회에 참석해 녹색깃발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은 천정배 (왼쪽 세번째부터)의원, 장정숙 의원, 유성엽 창당준비위원장, 장병완 의원, 박지원 의원, 윤영일 의원, 최경환 의원.  /뉴시스
유성엽 창당준비위원장을 비롯한 참석의원들이 지난 11월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안신당 발기인대회에 참석해 녹색깃발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은 천정배 (왼쪽 세번째부터)의원, 장정숙 의원, 유성엽 창당준비위원장, 장병완 의원, 박지원 의원, 윤영일 의원, 최경환 의원.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민주평화당 탈당파 의원들로 구성된 대안신당이 내달 창당을 목표로 절차를 밟고 있다. 이들은 내년 1월 12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예고했다. 지난달 17일 창당 발기인 대회에서는 창당을 통해 제3지대의 구심점이 되겠다는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대안신당 일각에서는 대안신당만의 창당을 사실상 실패로 판단하고 있다. 창당 후 이른바 '제3지대 빅텐트'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기존 입장과 달리, 제3지대 구축 후 세력화를 꾀하겠다는 데 방점을 찍은 셈이다.

천정배 대안신당 의원은 17일 국회에서 연 통신비밀보호법 개정 촉구 기자회견 직후 <시사위크>와 만나 "대안신당만으로 창당하는 것은 곧 실패를 의미한다"며 "우리가 평화당보다 더 작은 당을 만들려고 탈당한 게 아니잖느냐. 제3세력을 모아 위력 있는 정당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천 의원은 "지금 우리 국회의원이 8명인데, 8명짜리 미니정당을 만들려고 (평화당을) 나온 것이 우리 목표는 아니다"라며 "창당 자체를 서두르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다만 시기가 다가오니, 언제든 창당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준비는 하고 있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안신당은 지난달 17일 창당 발기인 대회에서 천 의원을 비롯해 유성엽·박지원·장병완·윤영일·최경환·김종회·장정숙 의원 등 8명이 발기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당시 창당준비위원장으로 추대된 유성엽 의원은 "대문을 활짝 연 채 뜻을 같이 하는 분은 누구나 반갑게 맞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대안신당은 연내 창당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대안신당이 다음 창당 절차인 1천명 이상 당원을 보유한 5개 이상의 시·도당 구성 요건을 맞출 수 있을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시각도 존재한다.

정치권 관계자는 "대안신당이 시도당 구성에 어려움을 겪지 않겠느냐"며 "바른미래당에 개별 입당이나 제3지대 연대를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천 의원은 "시·도당 구성은 진행 중이다. 서울시당은 20일에 구성될 예정"이라면서 "그런 것들은 내가 보기엔 요식행위에 불과하다. 언제든 창당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만의 당을 만들면 만들 수 있겠지만, 그 당은 우리가 바라는 당이 아니다"라고 했다.

최경환 대안신당 수석대변인도 통화에서 "창당을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지만, 동시에 통합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안신당의 통합 시도는 바른미래당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바른미래당 역시 손학규 대표를 중심으로 '제3지대 통합정당'의 필요성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개혁보수 신당 창당을 선언한 유승민계 의원들의 집단 탈당이 기정사실이고, 바른미래당에 남은 의원들도 국민의당이라는 연결고리로 맺어져 있다.

바른미래당은 대안신당 등과 당대당 통합이 아닌 흡수 통합 방식으로 개별 입당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보다 심도 있는 논의가 요구된다. 아직 탈당을 보류하고 관망 중인 비당권파 안철수계와의 관계도 고려해야 한다.

또한 바른미래당이 대안신당 등과 제3지대 논의를 추진하기 위해선 아직 당에 남아 있는 유승민계의 탈당이 전제돼야 한다. 유승민계가 주축인 새로운보수당의 창당도 내년 1월로 예정된 만큼, 제3지대 논의도 그 이후로 밀릴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대안신당의 1월 창당은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바른미래당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대안신당과 당대당 통합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 대안신당과 합당을 반대하는 의원들이 꽤 많다"며 "대안신당의 노력은 마음이 아프지만 일종의 가설 정당 아닌가. 개별 입당하는 방법이 가장 정상적이고 티격태격하지 않고 마무리될 수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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