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 보장률 2017년 62.7% → 2018년 63.8%, 1.1%p 인상에 그쳐
보험료, 文케어 시작 전후 인상률 차이 보여… 1%대 → 3%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고혈압 약 발사르탄 사태와 관련한 건강보험 추가 지출 손실금에 대한 책임을 국내 제약사들에게 묻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문재인 케어 시행 후 첫 성적표를 받아들었으나, 투입한 금액 대비 미미한 결과가 나왔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문재인 케어(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이하 문 케어) 첫 성적표로 건강보험(이하 건보) 보장률이 1.1%포인트 상승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5조원 이상에 달하는 국민 세금을 더 투입한 것에 비하면 초라한 결과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반면 국민이 납부하는 건강보험료 인상폭은 문 케어 전후로 큰 차이를 보였다.

‘문 케어’는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 기간 내 건보 보장률을 62.7%(2017년)였던 것에서 오는 2022년까지 70%로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건보 보장률은 전체 진료비에서 건강보험공단이(이하 건보공단) 부담하는 금액의 비율을 가리킨다.

건보공단은 지난 16일 ‘2018년도 건강보험환자 진료비 실태조사’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2018년 건보 보장률은 63.8%로 전년 대비 1.1%p 소폭 상승했다. 이를 두고 오는 2022년까지 건보 보장률을 70% 수준까지 끌어올릴 정부의 계획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또 건보공단이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비용을 투자한 것에 비하면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러한 평가가 나오는 배경에는 건보공단이 보장성 강화를 위해 2조4,000억원을 추가 부담하면서 지난해 건보 총 지출은 전년보다 5조24억원 늘어난 62조2,937억원으로 총 수입 62조1,159억원을 초과한 것에 따른 것이다. 앞서 지난 2017년까지 8년간 흑자를 기록한 건보 재정수지도 1,778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또한 지난 2014년 암과 심장·뇌·희귀난치질환 등에 대한 건보 지원 강화 사업인 ‘4대 중증질환 보장 강화’와 비교하기도 한다. 당시 4대 중증질환 보장 강화 정책을 실시했을 땐 건보 지출 증가폭이 2조3,868억원이었으며, 건보 보장률 상승폭은 지난 2013년 62%에서 2014년 63.2%로 1.2%p 상승했다. 문 케어에 5조원 이상을 투입해 얻은 1년 성과인 건보 보장률 상승치인 1.1%p보다 소폭 높았다. 당시엔 건보 재정 수지도 4조5,869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이 같은 결과에 한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이전 정부에서 시행한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정책과 비교해 비용 대비 효과가 낮은 것으로 보인다”며 “오히려 MRI와 초음파 검사가 급여항목으로 전환 되면서 문제점이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일부 국민들 사이에선 납부하는 건강보험료 인상이 문 케어를 시작하기 전보다 상대적으로 많이 상승한 느낌이라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과거 건강보험료 인상률을 정리한 표. /건강보험공단
과거 건강보험료 인상률을 정리한 표. 지난 2017년 8월 29일 보건복지부 보도자료. /건강보험공단

실제 최근 5년간 건보료 인상률은 이전 박근혜 정부 당시 1%대 인상률을 보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급상승했다. 특히 지난 2016년 건강보험료율은 전년 6.07% 대비 0.9% 인상률을 보여 6.12%로 인상됐다. 여기엔 △4대 중증질환 보장 강화 △치과임플란트 및 틀니 지원 강화 △3대비급여 제도개선 등이 모두 포함됐다.

또 지난 2017년엔 건보료가 동결됐다. 이는 2009년 이후 8년만의 보험료율 동결로, 건강보험 재정여력 및 보험료 부담 등을 감안해 결정한 것이다. 국정과제 외에도 4개 분야 6개 과제에 대한 보장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건강보험 재정여력과 국민·기업의 부담을 감안해 건보료율을 동결하게 된 것이다.

이어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후 지난 2018년 1월 건강보험법 시행령에 따라 직장인의 건강보험요율이 전년 6.12%에서 6.24%로 2.04% 올랐다. 직장인 가입자 기준 본인부담 평균보험료는 약 2,000원 정도 늘어났다.

올해 초에는 건보료가 월급의 6.24%에서 6.46%로 평균 3.49% 올랐다. 직장인 본임부담 평균보험료는 약 3,700원 정도 늘어났다. 내년에도 건보료가 약 3.2% 인상되면서 직장인들은 평균적으로 약 3,600원 정도 납부 비용이 증가하게 된다. 고용주도 동일한 인상분만큼 더 납부해야 한다.

보험료 인상률은 문 케어 시행 전후로 실제 큰 차이를 보였으며, 인상 보험료도 상대적으로 크게 상승했다.

이런 상황에도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6일 “건보 보장성 강화는 문재인 정부 전반기 가장 성공적인 보건복지 정책 중 하나”라며 “앞으로도 건보 혜택을 계획대로 늘려나가면 2022년 건보 보장률 70% 달성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는 앞서 2017~2022년 30조6,164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더 투입해 보장률을 70%까지 끌어올리는 ‘문재인 케어’를 계획하고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 건보공단 관계자는 “이전까지는 적립금이 상대적으로 많았기 때문에 인상폭을 낮은 수준에서 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문 케어 시행으로 보장이 확대되는 만큼 국민들의 부담은 조금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건보 보장률이 오른 만큼 내원 해 진료를 받을 시 법정 본인부담률과 비급여 본인부담률은 각각 전년 대비 0.6%p, 0.5%p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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