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대표가 지난해 7월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취지의 기자간담회를 연 뒤 건물을 나서는 모습. /뉴시스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대표가 지난해 7월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취지의 기자간담회를 연 뒤 건물을 나서는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미국에 거주하는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대표가 연말연시에 거취를 밝힐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안 전 대표의 거취 표명 가능성 때문에 당내 안철수계 의원들의 행보에도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이태규 의원은 18일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정치 일정상 안 전 대표가 정치 재개 여부에 대해 입장 표명을 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이달 말이나 연초에는 물리적 시간상으로 봤을 때 입장 표명이 있을 거라고 보고 있다. 우리 입장에선 올해 안에는 입장 표명을 해달라는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안철수계 의원들은 마치 안 전 대표의 의중을 읽은 것처럼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안철수계 김삼화·김수민·신용현 의원은 지난 15일 서울 모처에서 손학규 대표와 안 전 대표 복귀 문제와 관련해 비공개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최근 비례대표 여성 의원들과 손 대표가 만났다"며 "손 대표는 안 대표가 (당에) 돌아오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했다.

안 전 대표가 당에 복귀할 경우 손 대표가 전권을 내려놓는다는 조건은 '새로운보수당' 창당을 추진 중인 유승민 전 대표 등 바른정당계의 탈당이 사실상 전제된 것이다.

회동 당사자인 김수민 의원은 통화에서 "(회동에서) 유 전 대표의 탈당 이야기는 없었지만, 맥락상 (바른정당계) 탈당을 디폴트로 놓고 이야기한 것 같다"며 "흐름 속에서 이해한 것이지만, 당내 상황이 어쨌든 유 전 대표 등이 패스트트랙 상황이 종결된 후에 탈당할 예정이고, 안 전 대표가 새로운보수당과 함께하지 않는다는 공식 입장을 김도식 전 비서실장을 통해 밝혔으니 그렇게 이해해도 무관한 것 같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17일에는 안철수계 비례대표 의원 5명(김삼화·김수민·신용현·이동섭·이태규)이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공감 입장을 밝히며 여야의 대타협을 촉구하기도 했다. 회견 직후 이들은 기자들과 만나 안 전 대표의 입장 표명과 관련 "(안 전 대표와) 직간접 소통은 하는데 정치 재개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많아 고민할 거라 본다"며 "조만간 여러분들과 대화할 수 있는 별도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회견 성명문에 같이 이름을 올린 권은희 의원도 지난 16일 통화에서 "12월 중에 안 전 대표가 직접 소통할 거라고 전해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안철수계의 이같은 움직임은 사실상 안 전 대표의 입장 표명 및 정계 복귀 시점과 연계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안철수계 외에도 조만간 안 전 대표의 어떠한 메시지가 있으리라는 것은 당 안팎에서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한 바른미래당 고위관계자는 통화에서 "안 전 대표가 이르면 연말, 늦어도 연초에는 메시지를 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17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 '유시민의 알릴레오'에서 "안 전 대표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며 "안 전 대표가 다시 정치할 생각이 있다면 타이밍은 지금"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다만 안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김도식 전 비서실장은 이날 통화에서 최근 안 전 대표의 입장 표명 가능성이 제기되는 데 대해 "전혀 논의된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 전 비서실장은 "(입장 표명 없이) 올해를 넘기지 말아달라는 바람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며 "확정적으로 단언할 수 없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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