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25 전사자 봉안식에 참석한 이낙연 총리가 전사자들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2019년 6.25 전사자 봉안식에 참석한 이낙연 총리가 전사자들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의 정계복귀가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차기 총리후보자로 지명되면서다. 인사청문회법상 임명동의안이 회부되면 20일 내 청문회를 마쳐야 하며, 정당한 이유 없이 인사청문회를 마치지 않을 경우 의장이 본회의에 이를 상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낙연 총리는 늦어도 총선 출마를 위한 공직자 사퇴시한인 내년 1월 16일 전에는 자리에서 물러날 수 있을 전망이다.

이 총리의 정계복귀를 앞두고 여의도 정치권도 들썩이고 있다. 특히 총선에 투입할 대선주자급 인물난에 시달리고 있는 민주당 입장에서는 가뭄에 단비 격이다. 박원순 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김경수 경남도지사 등 민주당 소속 대선주자들이 있지만,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으로서 총선 역할에는 한계가 분명하다. 문재인 대통령도 “계속 나라와 국민을 위해 봉사해 주시리라 믿는다”며 이 총리의 정계복귀를 종용했다.

정계에 복귀할 경우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서울 종로구에 출마하는 방안이다. 정치 1번지로 상징성이 큰데다 현 국회의원인 정세균 의원이 총리후보로 지명되면서 무주공산이 됐기 때문이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종로 출마 가능성이 점쳐졌으나 최근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수도권 출마 압박을 받고 있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종로를 선택한다면, 상대로 이 총리가 제격이기도 하다.

세종시 출마도 살아있는 선택지 중 하나다. 현 지역구 국회의원인 이해찬 대표가 이미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여서 이 총리가 나서는데 장애는 없다.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로서 정부부처가 모여있는 세종시와 인연이 깊은 것도 출마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호남과 영남의 캐스팅 보트인 충청지역 전체여론을 주도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일각에서는 선대위원장을 맡아 전국단위 선거유세를 도는 방안도 거론된다. 차기 대선을 꿈꾼다면, 지역구 선거보다는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대승적으로 뛰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소속당 후보자들의 지원유세에 올인한 바 있다. 또한 현 시점에서 확정하긴 어렵지만, 준연동형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하는 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역대 어느 때보다 전국단위 선거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물론 지역구 출마와 함께 중앙선대위원장을 맡는 시나리오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 총리가 당에 돌아온다면 당연히 선거에 큰 도움이 된다”며 “출마 여부나 지역은 이 총리의 판단에 달렸지만, 당의 큰 자산인 만큼 예우하고 중요한 역할을 맡길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 총리의 정계복귀) 요청이 당에서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총선출마 여부는 이 총리가 직접 판단해 밝힐 것”이라고 했다.

관건은 이 총리가 지금과 같은 정치적 입지를 얼마나 유지할 수 있느냐다. 사실 이 총리는 당내 세력이 탄탄하지 않고 민주당 주류인 ‘친문’과도 어느 정도 거리가 있는 인물로 평가된다.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총리라는 후광이 적지 않게 작용한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주요 직위에 있을 때 유력한 대선주자였다가 야인이 된 후 존재감을 잃고 국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던 과거 사례도 적지 않다.

18일 MBC라디오에 출연한 박지원 의원은 “이 총리가 대정부 질문을 통해 야당의원들을 옴짝달싹 못하게 잡아버리는 것에 국민들이 카타르시스도 느끼고 존경하고 좋아했는데 이제 그런 장은 없다”며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 1위 유지는) 어려워 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허허벌판 단기필마이기 때문에 또 다른 시험대에 오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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