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와해 사건으로 연이어 법원의 철퇴를 맞은 삼성이 사과의 입장을 내놓았다. /뉴시스
노조 와해 사건으로 연이어 법원의 철퇴를 맞은 삼성이 사과의 입장을 내놓았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무노조 경영’을 고집해왔던 삼성그룹이 반성문을 내놓았다. 노조 와해와 관련해 법원으로부터 연이어 ‘철퇴’를 맞은 데 따른 것이다.

삼성은 지난 13일 삼성에버랜드 노조 와해 사건 1심 재판에 이어 지난 17일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사건 1심에서도 기소된 주요 관계자 대부분이 유죄를 선고받았다. 특히 ‘삼성 2인자’로 여겨지는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과 강경훈 삼성전자 부사장 등이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되면서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삼성과 삼성 관계자들은 노조 설립 및 활동을 가로막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대응책을 마련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며 각종 불법행위를 자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는 삼성이 오랜 세월 공고히 지켜온 ‘무노조 경영’ 원칙에 따른 것이었다. 삼성은 고(故) 이병철 창업주 시절부터 철저하게 무노조 경영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결국 죗값을 단단히 치르게 된 삼성은 ‘반성문’을 내놓고 지난날을 사과했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은 지난 18일 입장문을 통해 “노사 문제로 많은 분들께 걱정과 실망을 끼쳐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 회사 내에서 노조를 바라보는 시각과 인식이 국민의 눈높이와 사회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음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앞으로는 임직원 존중의 정신을 바탕으로 미래지향적이고 건강한 노사문화를 정립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이 노조 문제와 관련해 이 같은 반성의 입장을 공식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오랜 세월 이어온 삼성의 ‘무노조 경영’ 원칙은 완전히 저물게 됐다.

물론 삼성의 ‘무노조 경영’은 이미 깨진 상태다. 주요 계열사에서 노조 설립이 이어졌고, 특히 최근엔 삼성전자에 한국노총 산하 대규모 노조가 출범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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