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체들이 가정간편식의 높아진 인기에 맞춰 파우치 형태의 즉석죽 제품을 내놓으면서 관련 시장에 올해 첫 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확실시되고 있다.
식품업체들이 가정간편식의 높아진 인기에 맞춰 파우치 형태의 즉석죽 제품을 내놓으면서 관련 시장에 올해 첫 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확실시되고 있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얇은피만두로 치열한 경쟁을 치르고 있는 식품업계가 즉석죽으로 또 한 번 맞붙고 있다. CJ제일제당과 오뚜기가 가정간편식(HMR)의 성장으로 인기가 높아진 즉석죽 시장 공략에 나서며 ‘양반죽’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 ‘파죽지세’ 즉석죽… 용기 벗고 파우치로 변신

‘죽’이 얇은피만두와 함께 식품업계 주력 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과거 용기형태에 담겨 소용량 위주로 판매되던 즉석죽은 최근 가정간편식의 폭발적인 수요 확대와 함께 전성기를 맞고 있다. 과거 용기형태에 담긴 소용량 일변도에서 벗어나 파우치로 ‘옷’을 갈아입고 1,000억원 시장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2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즉석죽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25% 증가한 885억원을 기록했다. 2014년 357억원 규모이던 즉석죽 시장이 4년 만에 2.5배 가량 커진 것이다.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1,000억원 돌파가 예상되고 있다. 지난 3분기(948억원)에 이미 즉석죽 소매 시장이 지난해 전체 수치를 넘어섰다.

즉석죽 시장의 가파른 성장은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인해 가정간편식이 인기를 끌게 된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즉석죽은 지난 30년 가까이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용기죽 형태로 판매 됐지만, 지난해 CJ제일제당이 파우치죽을 처음으로 선보이며 가정간편식 범주에 들어가게 됐다. 즉석죽의 대용량화는 공산품 죽이 요깃거리에서 벗어나 당당히 한 끼 식사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식품업체들이 가정간편식의 인기에 맞춰 파우치 형태의 즉석죽 제품을 내놓으면서 관련 시장이 올해 첫 1,000억원 돌파가 확실시 되고 있다. / 각사
즉석죽 시장에서 점유율 1위의 동원F&B 파우치죽(위)과 지난해 업계에서 처음으로 파우치죽을 내놓은 CJ제일제당의 비비죽 즉석죽. / 각사  

◇ CJ, 동원 ‘양반죽’ 턱 밑 추격… 오뚜기‧풀무원도 가세

즉석죽의 ‘파우치화’를 이끈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브랜드로 동원F&B ‘양반죽’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지난달 출시 1년을 맞은 비비고 죽은 2,500만개 이상 팔리며 누적 매출 650억원을 넘어섰다. 시장점유율은 35.9%로 양반죽(43.2%)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죽시장 성수기인 동절기에 맞춰 라인업을 강화하며 1위 달성 의지를 보이고 있다. 최근 동지팥죽과 들깨버섯죽을 추가해 파우치죽 9종과 용기죽 6종의 총 15종을 갖추게 됐다.

오뚜기도 파우지죽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지난달 ‘오즈키친 파우치죽’ 4종을 내놓고 죽 전쟁에 뛰어들었다. 2016년 용기죽 형태의 즉석죽 제품을 내놓은 오뚜기도 트렌드를 반영해 패키지에 변화를 시도한 것이다. 얇은피만두로 냉동만두 시장에 일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풀무원도 ‘슈퍼곡물죽’ 3종을 출시하며 죽 시장에 가세했다. 특히 업계 1위의 동원F&B도 지난 10월 ‘양반 파우치죽’을 선보이며 MS 회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문점까지 아우르면 죽 시장은 5,000억원대로 추산된다. 죽 전문점이 거리에 늘어나고 있는 데서도 알 수 있듯 다이어트와 건강을 생각해 죽을 찾는 소비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이는 죽이 한 끼 식사로 충분하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기 때문”이라면서 “즉석죽은 재료가 다양해지고 씹힘성도 높아지고 있어 전문점과 함께 죽 시장의 성장을 함께 견인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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