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뉴시스‧A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뉴시스-AP

시사위크=이경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가결을 계기로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의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공화당이 상원 다수를 점하고 있어 탄핵안이 최종 가결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대선을 앞두고 있어 여론전이 끊임없이 이어질 전망이다. 

앞서 18일(현지시각) 미 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발단으로 권력 남용혐의와 의회방해 혐의로 탄핵소추안 표결에 들어갔다. 찬반토론만 10시간 넘게 이어질 정도로 기세는 팽팽했다. 탄핵소추 혐의는 권력남용과 의회방해 두 가지였다. 

오후 8시 넘어서 진행된 표결 결과, 권력 남용은 찬성 230표 대 반대 197표, 의회 방해는 찬성 229표 대 반대 198표로 모두 가결됐다. 권력 남용 혐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25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군사 원조 대가로 민주당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비리 조사를 압박한 게 원인이었다. 이후 의회가 탄핵 조사에 착수하자 행정부 인사들을 상대로 조사 비협조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의회방해 혐의가 추가됐다.  

하지만 상원의 벽을 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상원의 의석수는 공화이 53석으로 과반을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되려면 상원에서 3분의 2이상 67표 이상을 찬성이 나와야 한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과 각을 세워온 미국 주류 언론은 트럼프 탄핵안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가도에도 적신호가 켜졌다고 보고 있다. CNN 등에 따르면, 크리스마스에 빗대 ‘탄핵절(Impeachmas)’로 부르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워싱턴포스트(WP)의 한 기자는 ‘메리 임피치마스(Merry Impeachmas)’라고 트위터에 올렸다가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밖에 워싱턴포스트(WP), 뉴욕타임즈 등의 언론도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안 과정 자체보다는  재선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탄핵가결이 2020년 대선에 어떤 영향을 줄지 판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탄핵가결로 트럼프 대통령의 도덕성에 타격이 갔다는 분석이 있는 반면, 동정론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탄핵가결이 결정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국민들의 선거권 행사를 방해하고 있다”며 지지자 결집을 호소하고 나선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손지애 전 CNN 서울지국장이자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20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투표과정을 봤다. 미 상원에서 부결될 가능성이 지배적이다. 민주당 의원들도 상당한 부담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면서 “민주당 의원들도 탄핵이 최종 부결된 이후 미치는 영향이나 위험을 감수해야 할 수도 있다”고 답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