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가 놓고 양사 합의점 불발… 인수 해 넘길 듯

넷마블이 지난 10월 웅진코웨이 인수를 선언한 이후 매각가를 놓고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두 달 가까이 협상에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왼쪽은 방준혁 넷마블 의장. /뉴시스
넷마블이 지난 10월 웅진코웨이 인수를 선언한 이후 매각가를 놓고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두 달 가까이 협상에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왼쪽은 방준혁 넷마블 의장. /뉴시스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넷마블이 웅진코웨이 인수를 선언한 지 두 달여 가까이 됐지만 이렇다할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다. 올해 웅진코웨이 인수를 마무리 짓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신작을 출시하며 모바일 게임시장 입지 다지기에 주력하려던 넷마블의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23일 IB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과 웅진코웨이가 ‘매각가’를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분위기다.

넷마블은 협상테이블에 앉을 때부터 매각가 1,800억원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웅진코웨이가 적어도 1,900억원대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맞불을 놓으면서 엇갈리기 시작했다. 매각가를 놓고 한 치의 양보 없는 마라톤 협상이 이어지면서 두 달 가까이 별다른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넷마블과 웅진코웨이 관계자는 “실사단계에서 지속적으로 협의중”이라며 협상 과정에 대해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넷마블은 웅진코웨이 인수에 따른 이득만큼 손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1,800억원대에서 물러나기 어려운 상황이다.

웅진코웨이의 50억원 규모의 사채 만기는 지난 20일을 기점으로 종료됐고 내년 2월에 740억원 규모의 회사채가 만기된다. 한 푼도 깎지 못하고 790억원 규모의 빚까지 떠안는 것은 넷마블에게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또한 웅진 측이 매각 절차를 이유로 웅진코웨이 수리기사로 구성된 CS닥터 노조와의 직접 고용 협상을 미루고 있어 인수가 성사되면 넷마블이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까지 놓인다.

이들 리스크가 적지 않은 만큼 넷마블이 웅진코웨이의 요구에 모두 응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IB 업계의 주장이다. 증권가에서는 790억원 규모의 사채가 웅진코웨이에게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넷마블이 최소 2월까지는 협상을 끌고 갈 것으로 분석한다.

그러나 게임업계에서는 사뭇 다른 반응이 나온다. 넷마블이 올해 하반기 출시해야 할 신작도 발표하지 못하고 웅진코웨이 인수에 오래 매달리고 있는 것은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넷마블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하반기에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세븐나이츠2’와 ‘A3:스틸 얼라이브’ 등 대형 모바일 신작의 출시를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다작보다 퀄리티에 집중하겠다”며 A3:스틸 얼라이브는 내년 1분기, 세븐나이츠2는 2분기,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은 내년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퀄리티를 높이는데 집중하겠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모바일 게임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넷마블의 경우 신작 부재가 길어질수록 시장에서 저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올해 3분기 양호한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4분기에는 정반대의 실적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압도적으로 나온 것도 같은 이유다.

더군다나 올해 하반기부터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도 적잖이 치열하다. 국내 대형게임사 중 하나로 꼽히는 넷마블을 제외하고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하반기 각각 모바일 MMORPG 리니지2M과 V4를 출시하며 순위권에서 경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산 게임들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고 리니지2M의 출시에 맞춰 각 게임사들마다 매출 방어를 위한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어 넷마블의 기존 모바일 게임 순위도 밀려나고 있다.

최근 게임 시장 화두로 떠오른 크로스 플레이 서비스를 선보일지도 미지수다. 플랫폼 연동 서비스를 비롯해 PC 및 콘솔을 중심으로 한 게임 및 서비스 출시가 현재도 논의되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만큼 이종사업 진출도 좋지만 본업에도 어느 정도 신경을 써야하지 않나 싶다”며 “지스타 이후 게임 시장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만큼 넷마블도 내년에 선보일 신작에 업계 추세를 반영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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