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 만나 한중 정상회담을 가졌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 만나 한중 정상회담을 가졌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한 것은 취임 첫 해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며,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은 6번째다.

양국 간 핵심 현안은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 정착이다. 연말로 시한을 잡았던 북미협상이 사실상 결렬되면서 중국의 영향력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북미협상과 한반도 평화정착에 중국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 입장에서도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상황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중국이 그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해준 점을 높이 평가한다”며 “북미 대화가 중단되고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최근 상황은 우리 양국은 물론 중국에게도 결코 이롭지 않다. 모처럼 얻은 기회가 결실로 이어지도록 더욱 긴밀히 협력해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 사드배치 이전 한중관계 회복 의지

시 주석은 안보와 경제적 측면에서 한중 관계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양국은) 지역의 평화, 안전, 번영을 촉진하고 다자주의와 자유무역 체제를 수호하는 등 여러 방면에서 넓은 공감대가 있다”며 “현재 세계 100년 동안 없었던 큰 변곡에 대해서 우리는 중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심화시키고 양국의 공동된 이익을 수호하고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사드 배치 이후 급속하게 멀어졌던 한중 관계를 상징하는 발언도 나왔다. 문 대통령은 “한중 간 교류가 활기를 되찾아 양국 교역이 2,000억 불을 넘어섰고, 800만 명이 넘는 국민들이 이웃처럼 양국을 오가고 있다”며 “잠시 서로 섭섭할 수는 있지만 양국 관계는 결코 멀어질 수 없는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맹자는 ‘천시는 지리만 못하고, 지리는 인화만 못하다’고 했다. 한중은 공동 번영할 수 있는 천시와 지리를 갖췄으니 인화만 더해진다면 함께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맹자의 공손추 하편을 인용한 말로, 때와 지리적 이점 보다 사람 간의 화합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이는 시 주석의 2014년 방한을 결산하는 말이기도 하다. 당시 시 주석 방한을 수행했던 왕이 외교부장은 “천시지리인화를 모으고 평화발전 협력을 도모했다”고 방한 결과를 설명했었다. 문 대통령이 다시 ‘천시지리인화’를 꺼낸 것은 한중 관계를 사드 배치 이전으로 회복하길 원한다는 뜻으로 볼 수 있고, 동시에 시 주석의 방한을 요청하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실제 문 대통령은 “가까운 시일 내에 주석님을 서울에서 다시 뵙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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