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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항공업계] 대내외 악재에 ‘난기류’… 업계 지각변동도
[2019 항공업계] 대내외 악재에 ‘난기류’… 업계 지각변동도
  • 제갈민 기자
  • 승인 2019.12.24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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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항공업계가 기내식에서 돼지고기를 제외하고 대체 메뉴를 제공하고 있다. /뉴시스
항공업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다사다난했다. 올해 1월부터 정부기관과 마찰을 빚으며 잡음이 발생했고 이후에도 악재가 끊임없이 이어져 수익 창출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뉴시스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항공업계의 2019년은 호재보다 악재가 더 많았다. 악재는 대형항공사(FSC)와 저비용항공사(LCC)를 가리지 않고 찾아왔다. 

2019년은 연초부터 대한항공과 국민연금이 갈등을 빚으며 시끄러운 한 해를 시작했다.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와 진에어 간의 갈등의 골도 날이 갈수록 깊어졌다. 국토부 제재로 사업을 확장하지 못하고 있는 진에어가 경영문화 개선 작업을 모두 완수했다는 최종 보고서를 국토부 측에 제출했음에도 어떠한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다.

아시아나항공도 악재를 피해가지 못했다. 지난해 감사보고서가 감사의견 비적정을 받았다. 이는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물러나고 나아가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게 되는 기폭제로 작용했다. 이후 한일관계 악화로 “일본, 가지 않습니다”라는 ‘보이콧 재팬’ 운동이 확산되면서 항공업계 전체가 직격타를 맞았다. 이로 인해 이스타항공은 비상경영체제 돌입했으며, 이후 매각 수순까지 밟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고(故) 조양호 회장을 대신할 한진그룹 동일인으로 조원태 대표를 직권 지정했다. /뉴시스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 4월 8일 갑작스레 별세했다. 조양호 전 회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하고 2주가 채 지나지 못해 숨을 거뒀다. /뉴시스

◇ 양대 항공사 수장, 불명예 퇴진

항공업계는 올해 FSC 2개사 총수가 모두 사임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은 국민연금의 압박 속에 불명예 퇴진했다. 

대한항공 2대주주인 국민연금은 올해 초부터 기업 경영에 간섭했다. 자본시장의 큰손임에도 이전까지는 ‘주총 거수기’, ‘종이호랑이’ 등으로 불리며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한진 일가에 대해선 날을 세웠다.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의 의결권행사 지침) 첫 타깃을 대한항공과 한진칼로 정하고, 경영에 관여했다. 

국민연금의 이 같은 결단에는 한진그룹 일가의 갑질 횡포가 직격탄이 됐다.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과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의 ‘폭력’ 등 오너 일가의 불미스러운 일이 대외로 알려지면서 대한항공 주가가 곤두박질 쳤다. 대한항공 주가는 지난해 초 최고 3만9,000원까지 상승했으나 오너 일가의 물의로 인해 같은 해 10월 2만5,050원까지 추락했다. 대한항공 지분을 가지고 있는 국민연금도 손실이 불가피했다.

이에 국민연금은 지난 3월 27일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빌딩 5층 강당에서 열린 대한항공 제5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회장 사내이사 연임안’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했다. 이로써 당시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은 찬성 64.1%, 반대 35.9%로 부결됐다.

국민연금 측은 이 결정과 관련해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 침해 이력이 있다고 판단해 반대 결정을 내렸다”며 조양호 회장의 연임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

이후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지난 4월 8일, 조양호 전 회장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기내식 대란’을 통해 드러난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상 난맥상은 결국 아시아나항공 매각 추진 및 박삼구 회장의 사퇴로 이어졌다. /뉴시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경영실패와 부실회계 잡음 등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뉴시스

아시아나항공도 지난 3월부터 잡음에 시달렸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제출한 감사보고서가 회계법인 감사 과정에서 ‘감사의견 비적정’을 받았고,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물러나는 계기가 됐다.

지난 3월 21일 한국거래소는 아시아나항공에 ‘회계감사인의 감사의견 비적정설’ 풍문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하면서 이 회사의 주식 매매거래를 22일 하루 동안 정지시켰다. 아시아나항공이 2018사업연도 감사보고서에서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았다는 풍문 때문이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은 제때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했고, 감사보고서 미제출로 주식거래가 같은 달 25일까지 정지됐다. 이후 26일 ‘적정’ 감사보고서를 받으면서 주식거래가 재개됐다.

이 과정에서 아시아나항공의 부실이 드러났다. 수정한 최종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연결기준, 부채는 수정 전보다 1,400억원 정도 늘었다. 부채비율은 625%에서 649%로 뛰었으며, 추가 부실을 반영하다보니 당기순손실은 1,959억원에 달했다.

이에 박삼구 전 회장은 경영실패와 부실회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그룹 회장직뿐만 아니라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의 대표이사직과 등기이사직에서 모두 내려왔다.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뗀 것이다.

이후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채권단 측으로 △박삼구 회장 경영 복귀 불가 △지주사 금호고속 지분을 담보로 5,000억원 지원 등의 조건을 내건 자구계획안을 제출했으나 거절당했다. 이에 아시아나항공은 매각설이 퍼져나갔으며, 지난 4월 중순부터 산업은행과 매각 관련 협상을 이어나갔다. 매각설은 시간이 흘러 현실로 나타났으며, 지난 9월 예비입찰과 11월 본입찰을 거친 결과 최종적으로 HDC현대산업개발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HDC현대산업개발과 아시아나항공은 매각이 올해 안에 이뤄질 수 있도록 속도를 내고 있다.

진에어는 지난해 여름,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외국인 신분으로 진에어 등기임원으로 재임한 사실이 국토교통부에 적발되면서 항공면허 취소 위기를 맞았었다. /뉴시스
진에어는 지난해 여름,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외국인 신분으로 진에어 등기임원으로 재임한 사실이 국토교통부에 적발되면서 항공면허 취소 위기를 맞았었다. /뉴시스

◇ ‘보이콧 재팬’에 항공업계 비상

지난 3분기에는 한일 갈등이 고조되면서 그 영향이 항공업계를 강타했다. 한일 갈등은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배제하면서 발발했다. 화이트리스트는 ‘안전 보장 우호국’이라고 하며, 자국의 안전 보장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첨단 기술과 부품 등을 수출할 때, 수출 허가 절차에서 우대를 해주는 국가를 말한다.

이에 국민들은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하기 시작했으며 나아가 일본 여행도 가지 않는 여행객이 늘어났다. 항공업계에서 일본 노선은 ‘알짜노선’으로 통한다. 그러나 여행객들이 점차 줄어들면서 일본노선을 다수 가지고 있던 LCC는 직격타를 맞았다. FSC라고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보이콧 재팬’에 대부분의 항공사는 노선을 제주 또는 동남아시아, 중국 등으로 돌렸다. 하지만 진에어는 이마저도 힘들었다. 국토부의 제재로 인해 사업 방향을 수정하는 것조차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항공사들은 노선을 다변화하면서 적자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진에어는 노선변경도 못하는 상황이라 LCC 1위인 제주항공과 격차가 점차 벌어졌다.

앞서 진에어는 국토부 측에 제재 해제 요청을 수차례 했으나 묵묵부답이었다. 진에어는 마곡사옥에 “진에어는 더 높이 날고 싶습니다! 김현미 장관님, 제재를 풀어주십시오. 최상의 안전과 서비스로 국민에게 보답하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쓰인 가로 10m, 세로 12m 크기의 대형 현수막을 걸었다. 이와 함께 경영문화 개선 작업을 모두 완수했다는 최종 보고서를 제출했으나, 돌아오는 건 없었다.

이스타항공이 보잉 737-맥스8 운항중단 관련 대책으로 보잉 737-800 기종 2대를 신규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스타항공
이스타항공이 보잉 737MAX-8 운항중단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중 보이콧 재팬이 발발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이후 제주항공에 지분 절반 이상을 매각한다고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스타항공

진에어와 함께 이스타항공도 경영에 위기를 맞았다. 이스타항공은 이전부터 ‘자본잠식’ 또는 ‘경영 악화’ 설이 자주 돌았다. 특히 보잉 737MAX-8 기재를 가장 먼저 2대 도입했는데, 이것이 화근이었다. 지난해 10월과 올해 3월, 이스타항공이 도입한 기재와 동일한 항공기가 해외에서 2차례 추락사고를 일으켜 전 세계 항공규제당국으로부터 ‘비행 금지’ 조치를 받았다. 이스타항공은 737MAX-8 기재를 운항도 못한 채 세워두기만 하는데도 관리비용은 지속적으로 지출됐다. 이러한 가운데 일본발 악재로 수익성은 더욱 급감했고, 이스타항공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이스타항공은 무급휴직을 추진하는 등 비상경영체제를 시행했으나 어려운 업황을 이겨내기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이스타홀딩스는 이스타항공 지분 51.17%(보통주 497만1,000주)를 제주항공으로 매각했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양사는 연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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