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사(AXA)손해보험이 대규모 적자 실적으로 시름에 잠기고 있다. /시사위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2019년이 저물고 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 손해보험업계는 다소 침체된 분위기다. 올해 실적이 신통치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악사(AXA)손해보험은 대규모 적자 성적표까지 받아들어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 손해율 급등에 눈덩이 적자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손보사의 당기순이익은 2조1,996억원에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4.6% 급감한 수치다. 장기·자동차보험 등의 손해율이 치솟으며 보험영업손실이 확대된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3분기 누적 기준 장기보험 손실규모는 3조3,4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1% 확대됐다. 자동차보험 손실은 전년보다 무려 303.1% 늘어난 8,240억원을 기록했다. 금감원은 “정비요금 인상 및 취업가능연한 상향 등에 따른 보험금 원가상승으로 자동차보험의 손실규모가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부쩍 커지면서 업계의 수익성은 악화되는 추세다. 특히 자동차보험 주력사는 그 여파를 정통으로 맞고 있다. 악사손보도 그 중 하나다. 

회사 홈페이지 경영공시에 따르면 악사손보는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손실이 137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 동기(335억원)에 비하면 472억원의 이익이 줄어든 적자 실적이다. 영업이익도 적자 전환했다. 3분기 누적 기준 악사손보의 영업손실은 138억원으로 집계됐다. 손해율이 증가하면서 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3분기 기준 악사손보의 손해율은 85.08%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77.16%) 7.92% 포인트가 늘어난 수치다. 악사손보 측은 3분기 경영현황 자료를 통해 “전년 동기 대비 발생손해액이 439억원, 경과보험료가 148억원이 증가해 손해율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 악사손보, 적자 행진… 3분기 누적 손실 137억원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 비율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3분기 기준 악사손보의 RBC 비율은 247.48%를 기록했다. 이는 전 분기(256.27%) 대비 8.79%포인트, 전년 동기(282.1%)로는 34.62%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악사손보 측은 “이익잉여금 축소, 기타포괄손익누계액 증가로 지급여력금액이 감소하면서 RBC 비율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RBC 비율은 보험사가 보험계약자 등에게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당국은 RBC 비율을 150% 이상을 넘길 것으로 권고하고 있다. 다만 2022년 도입 예정인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때문에 보험사들은 RBC 비율 상향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다. 3분기 기준 국내 손보업계의 평균 RBC 비율은 260% 수준이다. 악사손보의 RBC 비율은 안정적인 수치로 평가되지만 최근 1년 새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악사손보는 프랑스계 금융보험그룹인 AXA(악사)의 한국 자회사다. 악사손보는 2007년 국내 보험업계 1위 다이렉트 보험사인 교보자동차보험의 지분을 인수, 악사손보를 출범시켰다. 악사손보는 자동차 판매 보험 판매에 주력해온 곳이다. 2016년부터 ‘종합손보사’ 도약을 꿈꾸며 일반 보험을 늘리고 있지만 아직도 자동차보험 비중이 압도적이다. 지난해 말 기준 악사손보의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는 6,235억원으로 전체 원수보험료(7,206억원)의 86.5% 비중을 차지했다. 

자동차보험은 원가 상승 등으로 갈수록 손해율이 커지고 있는 추세다. 손보사들은 보험료 인상 등으로 위기에 대응해왔지만 실적 방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습이다. 아예 자동차 보험 영업을 줄이는 손보사도 나타나고 있다. 롯데손보는 최근 자동차보험 텔레마케팅 영업조직을 희망퇴직을 통해 대폭 축소한 바 있다. 과연 자동차보험 주력사인 악사손보가 이 같은 업황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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