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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제약·바이오] 인보사·발사르탄에 빛바랜 ‘호실적’
[2019 제약·바이오] 인보사·발사르탄에 빛바랜 ‘호실적’
  • 제갈민 기자
  • 승인 2019.12.26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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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당국이 제약·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R&D)비 회계처리와 관련된 감독지침을 마련하면서 업계에서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제약바이오업계가 올해 여러가지 악재로 몸살을 앓았다. 특히 바이오업계는 코오롱생명과학과 신라젠, 헬릭스미스 등이 차례로 무너지면서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 제약업계도 의약품에서 불순물이 검출돼 정부 기관과 마찰을 빚었다.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제약바이오업계의 2019년은 희비가 엇갈렸다. 바이오업계는 의약품 허가취소와 임상3상 실패 등 악재에 휩쓸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 제약사는 지난해 고혈압 치료제 원료의약품 발사르탄에서 발암물질이 발견된 후 동일한 이물질이 다른 약품에서 발견돼 정부기관과 마찰을 빚고 있다. 다만 이런 가운데서도, 제약업계는 기술수출 등으로 준수한 성적을 거둬 ‘일희일비’한 한 해를 보냈다. 

◇ ‘인보사 사태’ 코오롱생명과학, 신뢰 추락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 사태는 올해 제약바이오업계 사건사고를 통틀어 가장 큰 사건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인보사 사태로 코오롱생명과학은 신뢰를 잃고 추락했다.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는 2015년 10월 정부의 글로벌 첨단 바이오의약품 기술개발 사업에 선정돼 82억원의 보조금을 지원받았다. 이후 2017년 인보사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시판허가를 받았다. 이를 기반으로 인보사 개발을 주도한 코오롱생명과학 계열사 코오롱티슈진은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인보사는 사람 연골세포가 담긴 1액과 연골세포 성장인자(TGF-β1)를 도입한 형질전환 세포가 담긴 2액으로 구성된 주사액으로 알려졌었다. 그러나 올해, 2액의 형질전환세포가 허가 당시 식약처 제출 자료에 적힌 연골세포가 아닌 종양을 유발할 수 있는 신장세포로 드러나 지난 7월 허가가 최종 취소됐다.

초유의 인보사 사태를 일으킨 코오롱티슈진이 상장폐지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뉴시스
초유의 인보사 사태를 일으킨 코오롱티슈진이 상장폐지 위기에서 기사회생했으나,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가 구속 위기에 처했다. /뉴시스

이로 인해 코오롱티슈진은 상장폐지 기로에 놓였었으나, 지난 10월 11일 한국거래소가 상장폐지 심의 결과 개선기간 12개월을 부여하면서 가까스로 목숨을 부지했다. 

하지만 검찰이 인보사 사태와 관련해 수사를 시작하면서 다시 한 번 위기를 맞았다. 검찰은 코오롱과 코오롱생명과학 임원들이 인보사 허가를 위해 약물 성분 조작 등으로 허위자료를 제출하고 코오롱티슈진의 주식시장 상장을 목적으로 회계를 조작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코오롱티슈진 최고재무책임자(CFO·자금관리이사)와 코오롱생명과학 본부장이 구속됐다.

또 검찰은 이 상장사기에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가 관여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해 위계공무집행방해와 약사법위반, 사기,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26일 법원에 따르면 신종열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오는 27일 오전 10시30분 이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구속의 필요성을 따진다.

바이오기업인 신라젠의 주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br>
신라젠 면역항암제 ‘펙사벡’에 대해 미국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가 ‘무용성 평가’에서 ‘효능없음’ 결과를 내려 사실상 임상3상 실패에 직면했다.

◇ 신라젠·헬릭스미스, 임상3상 실패

신라젠은 면역항암제 ‘펙사벡’ 연구개발로 한때 바이오업계의 샛별로 떠올랐다. 신라젠 ‘펙사벡’은 박근혜 정부 당시 국가연구개발 사업으로 선정돼 연구개발지원금으로 총 88억3,000만원을 지원받았다.

신라젠은 펙사벡이 간암에 대한 효능과 안정성이 인정됐음을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 8월 미국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는 ‘무용성 평가’에서 ‘효능없음’ 결과를 내리면서 임상3상 중단을 권고했다.

이어 지난 10월, ‘펙사벡’ 연구개발과 관련해 신라젠이 정부의 연구개발비 지원을 받기 위해 ‘연구개발계획서’를 엉터리로 작성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신라젠과 한국연구재단이 맺은 협약서에서 문제점이 발견됐다.

신라젠이 작성한 펙사벡 연구개발계획서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주관연구책임자를 경영학 박사(관리회계 및 기술경영 전공)로 명시했다는 점이다. 이 박사의 연구 경력은 회계와 경영분야가 대부분이다. 과기정통부 소관 과학기술분야 연구개발사업 처리규정에 따르면 ‘주관연구책임자’는 주관연구기관의 장이 지정한 연구원으로, 해당 분야의 연구경험과 연구수행 능력을 갖춘 자를 일컫는다. 그럼에도 신라젠은 펙사벡 연구개발에 비(非)전공자를 주관연구책임자로 선정했다. ‘연구개발사업 처리규정’을 위반한 것이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보건복지부는 신라젠 ‘펙사백’에 지원된 연구개발지원금 환수를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코스닥 시가총액 5위에 오른 바이오기업 헬릭스미스도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엔젠시스(VM-202) 임상3상 결과 발표가 미뤄지면서 난관에 봉착했다. 지난 9월, 헬릭스미스는 엔젠시스 임상3상에서 위약과 약물 혼용 가능성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약물 혼용’이라는 황당한 이유 때문에 약효를 입증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헬릭스미스는 현재 두 번째 임상3상을 계획하고 있다. 이어지는 임상3상에선 참여 환자 기준을 강화하고, 환자 수를 줄이고, 추적관찰기간을 6개월 단축하는 식으로 설계하기로 했다. 두 번째 임상3상은 내년 1분기 내 시작해 2021년 말~2022년 1분기 사이에 모두 종료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에 따라 FDA에 신약허가신청을 하는 목표일도 당초 2020년에서 2021년으로 연기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고혈압 약 발사르탄 사태와 관련한 건강보험 추가 지출 손실금에 대한 책임을 국내 제약사들에게 묻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고혈압 약 발사르탄 사태와 관련한 건강보험 추가 지출 손실금에 대한 책임을 국내 제약사들에게 묻고 있다. 이에 일부 제약사들은 법률대리인을 선임해 선제 소송에 나섰다. /국민건강보험공단

◇ NDMA 논란, 제약업계·건보공단 소송… 악재 속 일부 제약사 ‘매출상승’

제약업계는 지난해 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 의약품청(EMA) 등에서 발사르탄에서 발암추정물질인 ‘N-니트로소다이메틸아민(NDMA)’이 검출됐다고 밝혀 논란이 확산됐다. 국내 식약처도 FDA, EMA 등 발표 후 조사에 나섰고 69개 제약사의 고혈압 약에서 NDMA가 검출돼 총 175개 품목에 대해 판매중지 처분을 내렸다.

보건복지부는 발사르탄 사태에 해당 제제를 처방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약제 교체를 진행했다. 이후 건강보험공단은 약제 교체 과정에서 소요된 진찰료·조제료 등 재정 손실과 관련해 69개 제약사를 상대로 구상금을 청구했다. 이에 일부 제약사는 구상금을 내지 못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건보공단과 제약사가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위장약인 ‘라니티딘’과 ‘니자티딘’에서도 동일한 발암물질이 발견됐다.

이에 제약사들은 발사르탄과 관련한 구상금을 납부할 시 라니티딘과 니자티딘 등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구상금을 납부해야하는 처지에 놓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발사르탄 사태에 엮인 69개 제약사 중 36개 제약사는 법무법인 태평양을 법률대리인으로 공동선임해 지난 11월 27일 건보공단을 상대로 선제 소송에 나섰다.

제약사들은 건보공단이 청구한 구상금에 대해 제조물책임법상 해당 비용에 대해선 배상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번 소송의 결과에 따라 라니티딘과 니자티딘 논란도 종식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악재 속에서도 제약업계는 준수한 실적을 달성하고 있다.
 
유한양행·GC녹십자·광동제약·대웅제약·한미약품·종근당 등 주요 제약사들이 올 한해 매출 1조원 클럽에 가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위 제약사들의 꾸준한 연구개발 투자로 ‘실적 대박’을 내면서 일각에선 활기가 돌고 있다.

또한 일부 중견 제약사들은 1조 클럽보다 힘들다는 연매출 5,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5,000억원 장벽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제약사로는 △보령제약 △동국제약 △한독 등이다. 국내 제약시장은 규모가 작은데다 약가도 낮아 타 업계에 비해 매출 5,000억원을 기록하기 힘들다.

실제로 업계 최초로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한 유한양행은 창립 82년 만에 연매출 5,000억원을 기록했다. 연매출 5,000억원을 달성한 이후엔 단 6년만에 1조 클럽에 발을 들였다. 종근당도 연매출 5,000억원을 기록하기까지 73년이 소요됐으며, 이후 1조원까지는 약 5년 정도만에 성장했다. 연매출 5,000억원 장벽만 뛰어 넘는다면 1조 클럽까지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 내 성장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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