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사진 왼쪽)이 자회사인 KDB생명 매각을 놓고 시름에 잠기고 있다. /뉴시스·KDB생명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KDB생명 매각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산업은행이 당초 목표로 했던 연내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사실상 무산됐다.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KDB생명 매각 우선협상자대상 선정 시기를 내년 초로 늦췄다. 당초 이달 안에 본 입찰을 진행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려고 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산업은행은 지난 9월 30일 자회사인 KDB생명에 대한 매각 공고를 내고 잠재 매수자를 찾아 나섰다.  매각 공고를 한 지 만 세 달째에 접어들었지만 매각 작업은 좀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적절한 잠재 매수 후보군을 찾지 못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상황은 일찍이 예측돼 왔다. 시장과의 가격 인식차가 커 매각 작업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산업은행이 KDB생명에 투입한 자금은 인수가를 포함해 1조원에 달한다. 산업은행이 최소한 6,000억원 이상을 매각가로 바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왔다. 

반면, 시장에선 KDB생명의 적정 인수가를 5,000억원 안팎으로 예측해왔다. 이 같은 가격 괴리감 때문에 앞서 세 차례 KDB생명의 매각 작업이 실패로 돌아간 바 있다. 산업은행은 2014년 두 차례, 2016년 한 차례 매각을 시도했던 바 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올해 반드시 KDB생명 매각을 성사시키겠다는 의지가 확고했다. KDB생명 경영진에 매각 성공 보수까지 약속하며 의지를 불태운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이 회장의 의지에도 매각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는 모습이다. 

시장에선 다른 보험사 매물까지 나오면서 M&A 시장에서 KDB생명의 존재감이 더 흐려진 것이 아니냐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최근 M&A 시장엔 더케이손보에 이어, 푸르덴셜생명이 매물로 나온 바 있다. 두 매물에 대해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더케이손보 인수전에는 하나금융지주가 뛰어들었다. 푸르덴셜생명 매물의 경우, 우리금융과 KB금융 등이 관심이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 관계자는 “올해 안에 본 입찰 진행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외부에서 걱정하는 것처럼 우려할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인수 의향을 밝힌 곳도 있고, 현재 추가로 투자 의향서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년 초에 본입찰을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시장의 흐름과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하루 빨리 매각이 성사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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