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좌측부터) MBC '신입사관 구해령', SBS '닥터탐정', JTBC '보좌관' 등 다양한 모습의 여캐릭터를 그려냈던 2019년 드라마. / MBC, SBS, JTBC 제공
(사진 좌측부터) MBC '신입사관 구해령', SBS '닥터탐정', JTBC '보좌관' 등 다양한 모습의 여캐릭터를 그려냈던 2019년 드라마. / MBC, SBS, JTBC 제공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여배우의 활약을 강조한 작품들만큼이나 올 한 해 안방극장에는 신선한 여성 캐릭터들이 시청자들 눈을 즐겁게 만들었다. 조선을 배경으로 한 ‘여사(女史)’ 이야기를 다루는가 하면,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여성 국회의원 등 여성을 주체로 한 다양한 직업군의 이야기가 안방극장에 펼쳐졌던 바. 여캐릭터의 ‘한계’를 지운 2019년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 MBC ‘신입사관 구해령’, 여캐릭터를 중심에 세우다

‘조선시대에 여사(女史)가 존재했다면?’이라는 신선한 설정으로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시킨 MBC ‘신입사관 구해령’. 대다수의 사극 장르가 남성 캐릭터 위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과는 달리 ‘신입사관 구해령’은 조선시대 첫 문제적 여사 ‘구해령’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돼 시청자들에게 큰 신선함을 선사했다.

9월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신입사관 구해령’은 조선의 첫 문제적 여사 ‘구해령’과 반전 모태솔로 왕자 ‘이림’의 로맨스를 그려낸 작품이다. 신세경이 ‘구해령’ 역으로, 차은우가 ‘이림’ 역으로 캐스팅됐으며, 훈훈한 두 사람의 조합은 방송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신입사관 구해령’은 남성 캐릭터 중심의 사극 드라마와 정반대로, ‘구해령’(신세경 분), ‘오은임’(이예림 분), ‘허아란’(장유빈 분), ‘송사희’(박지현 분)까지 궁에 최초로 채용된 4명의 ‘여사’들의 이야기를 무게감 있게 다루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할 말은 하는 주체적인 여성상 '구해령' 역을 완벽하게 소화한 신세경 / MBC '신입사관 구해령' 방송화면 캡처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할 말은 하는 주체적인 여성상 '구해령' 역을 완벽하게 소화한 신세경 / MBC '신입사관 구해령' 방송화면 캡처

무엇보다도 3년 만에 사극 드라마에 모습을 드러낸 신세경은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주체적인 여성상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집안의 강요로 맺게 된 혼례날, 혼례식 대신 여사 별시를 치르는 장면은 당찬 구혜령으로 분한 신세경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예다.

그래서일까. ‘신입사관 구해령’은 차은우의 아쉬운 연기 속에서도 최고 시청률 7.3%(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 전반적으로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 ‘닥터탐정’ ‘보좌관’… 여캐릭터, 다양한 직업군을 입다

누군가의 엄마, 재벌집의 철부지 딸, 욕심 많은 악녀 등 대체로 드라마 속 여성 캐릭터들은 한정적인 모습으로 그려지곤 한다. 하지만 2019년 드라마 속 여성 캐릭터들은 뭔가 다르다. 다양한 직업군을 입은 여성 주체를 극 중심에 내세운 것. 여성 캐릭터가 변화하고 있다.

SBS ‘열혈사제’, MBC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 등 올해 부패하고 도덕적이지 못한 사회의 이면을 다룬 작품들이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은 바 있다. 각각 김남길과 김동욱이 주연으로 통쾌한 연기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었다.

박진희를 극중심에 내세운 '닥터탐정' / SBS '닥터탐정' 방송화면 캡처
박진희를 극중심에 내세운 '닥터탐정' / SBS '닥터탐정' 방송화면 캡처

뒤를 이어 안방극장에 찾아온 SBS ‘닥터탐정’. 해당 작품은 산업현장의 사회 부조리를 통쾌하게 해결하는 닥터탐정들의 활약을 담은 신종 메디컬 수사물로, 앞선 두 작품과 달리 배우 박진희를 극 중심에 내세우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특히 박진희는 ‘직업환경의학 전문의’라는 생소한 직업을 입고 직업 현장에 녹아있는 부조리를 찾아 나서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전문직 여성으로 분해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내는 주체로 활약하는 박진희의 행보는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볼거리를 선사하는 동시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JTBC ‘보좌관’과 SBS ‘VIP’ 속 여성 캐릭터도 눈여겨볼 만하다. 먼저 JTBC ‘보좌관’은 보좌관에서 국회의원으로 성장하는 ‘장태준’(이정재 분)의 치열한 여의도 생존기를 다룬 작품으로, 6~7월에 ‘시즌 1’을 선보인 데 이어 11월~12월 10일 ‘시즌 2’를 선보였다.

당찬 여성 국회의원 '강선영' 역을 완벽 소화한 신민아 / JTBC '보좌관 2' 방송화면 캡처
당찬 여성 국회의원 '강선영' 역을 완벽 소화한 신민아 / JTBC '보좌관 2' 방송화면 캡처

국회의원과 보좌관의 이야기를 다룬 만큼 ‘보좌관’은 자신만의 신념을 가지고 있는 여성 국회의원과 보좌관 캐릭터를 극 속에 녹여냈다. 신민아가 유리천장에 도전하는 여성 정치인 ‘강선영’ 역을, 박효주가 ‘강선영’ 의원실 수석 보좌관 ‘이지은’ 역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또한 이엘리야는 안정적인 연기력을 토대로 ‘보좌관 2’에서 ‘장태준’의 열혈 보좌관으로 훌륭한 활약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밖에도 최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VIP’에서는 ‘백화점 VIP 전담팀’이라는 신선한 소재를 사용해 해당 부서에서 일하는 여성 배우들의 모습을 비중 있게 다루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물론 불륜을 메인 소재로 한 작품이긴 하지만, 곽선영(‘송미나’ 역), 이청아(‘이현아’ 역) 등은 여성이 사회생활을 통해 느끼는 고충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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