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원장이 28일과 29일 연속 북한 노동당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주요 국정현안에 대해 보고했다. /조선중앙통신 캡쳐.
김정은 위원장이 28일과 29일 연속 북한 노동당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주요 국정현안에 대해 보고했다. /조선중앙통신 캡쳐.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8일부터 29일까지 5차 당 전체회의를 주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0일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경제, 정치체제, 과학, 교육, 국방분야 등 국가사업 전반에 대한 보고를 했으며 당 전체회의 논의를 토대로 내년 신년사 주요 내용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은 “조선노동당 위원장 동지께서는 우리 혁명과 사회주의 강국건설의 요구에 맞게 나라 경제발전과 인민생활에서 결정적인 전환을 가져오기 위한 투쟁방향과 그 실천적 방도들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제기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군사 분야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은) 조정된 정세의 요구에 맞게 나라의 자주권과 안전을 철저히 보장하기 위한 적극적이며 공세적인 조치들을 취할데 대하여 언급하면서 대외사업부문과 군수공업부문, 우리 무장력의 임무에 대해 밝혀줬다”고 전했다. ‘적극적이며 공세적인 조치’라는 대목이 의미심장하다. 다만 ‘핵무력’ ‘미사일’ 등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이례적인 부분은 당 전체회의를 3일 이상 지속한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28~29일 양일 간 전체회의를 진행한 뒤 김 위원장이 신년사를 준비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조선중앙통신은 30일 보도에서 “전원회의는 계속된다”며 3일 이상 진행할 것임을 밝혔다. 또한 이번 전체회의가 200명 이상의 당 중앙위원, 내각 및 중앙기관 간부, 각 도 인민위원장이 방청하는 등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길’ 표방을 앞둔 김 위원장의 고심이 반영됐다고 해석한다. 김 위원장은 2013년 전체회의에서 ‘핵·경제 병진노선’을 처음 제시했고, 2018년 회의에서 ‘경제발전 집중’으로 노선을 변경했다. 이후 판문점 남북정상회담과 1차 북미정상회담을 잇따라 개최하며 비핵화 협상을 시작했다. 하지만 2019년 초 하노이 협상 실패로 사실상 중단상태이며 딱히 내세울만한 경제성과도 없는 실정이다. ‘새로운 길’ 선포에 앞서 대대적인 인민 설득작업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북미협상을 깨는데 대한 부담도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이에 김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새로운 길’에 대한 개략적인 발언으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한 채, 2월까지는 미국과의 협상을 기다려볼 가능성에 주목한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김 위원장이) 미국과 기싸움을 더 이어갈 것이고 2~3월까지는 기회가 있다”면서 “영원히 안 쏠 거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오판이고, 2~3월까지 상황을 지켜보면서 엔진시험 등 작은 도발을 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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